내 안에는 무슨 정보들이 들어와 있나.
나는 어떤 것에 유독 골몰했고,
어떤 것엔 야박하게 굴었나.
이야기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를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가공하여 사람들이
쉽게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있는 것이다.
너무 이과적 해석인가.
이야기는 우주 어딘가에 있는 시공간을
작은 우주로 농축시켜 보존하는 기술이다.
이것도 좀 이과적이네.
이야기는 세계에 있는 병폐를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하나의 진단서이다. 그것이 어쩌면 처방전이 될 수도 있다.
모르겠다. 이야기란 어디에나 있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보다 잘 번진다.
내가 골몰했던 것들을 왜 나는 이렇게 되뇌여 보아야만 하는가.
실은 바로 여기에 있는 나 자체가 그 골몰의 결과물인 것을.
야박함의 부산물이 나인 것을.
지금의 나를 찍어내듯 이야기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나도 우주의 일부이고, 빅데이터 중 하나다.
세계의 병폐이고, 어쩌면 처방전이다.
그저 그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