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크라이스트께서 '사랑'이라는
화두를 세상에 던진 이유는
세상에 사랑이 부족해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이 부족한 나에게는 사랑이야말로
제일의 선물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불판 위의 곱창처럼 불타 사라지지도 않고
그저 자글자글해지고 화가 나 있었다
뭔가 늘 복잡하고 부족한 느낌이었다
나의 소망이 이뤄질 거라는 믿음이 나를 불타지 않게 해주었다
나의 소망의 이름이 뭔지도, 나의 믿음의 얼굴도 모르는 채,
막연히 버텼다
그런 연유로 나에게는 이제 사랑과 믿음과 소망에 덧붙여
고타마 싯타르타께서 말하신 '공'도 필요하지 싶다
나는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사랑을 여전히 원한다
그리고 공을 바란다
상충하는 것 같지만 엄연히 그래
그래서 복잡하다는 것인데 그래서 또, 좀 비워내고 싶다
싶다. 바란다. 원한다. 자꾸만 써지고,
이 또한 소망이고, 이것이 이뤄지길 바라는 믿음
이렇게 복잡한 구조의 마음이니, 비워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이 글도 복잡하고 더럽게 어렵다
복잡한 것은 단순한 것을 이기지 못 한다
단순해지면 쉬워진다
쉬워져야 쓸모가 많아진다
어제는 이런 생각이나 하다가,
나의 선물에 대해 생각해봤다
요즘 사실 나는 사랑에 대해선 많이 충족돼 있다
오늘은 그 사람과 곱창이 아니라
아웃백에 가서 돈 좀 펑펑 써야겠다
그나마 내가 단순해지는 순간은
내가 너와 있을 때이다
나도 너에게 선물이었을까
앓는 이는 아니었을까
오늘의 무더위는 좀 심각하다
그래도 밖에 나갈 수 있다
성인 군자같은 하루보단
가장 인간적인 하루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