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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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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유순이

by 김봉민 2018. 7. 5.




강아지 유순이와 놀다 보면 얘가 당최 왜 이러나 

싶을 때가 생긴다. 

소파에서 지가 떨어트린 뼈다구를 소파 위에서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혓바닥을 낼름낼름, 입맛을 다시고, 

이내 자기 뼈다구가 왜 자기 입에 안 달라붙어 있게 된 것인지  

항의라도 하듯 앙앙, 짖어대는 걸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소파 밑으로 네가 내려가면 되잖아, 해보는데, 


유순이는 또, 저 인간 도대체 왜 저래, 

날 보며 의아해 했을 순간이 많았을까. 

내가 하면 되는데, 내가 하지 않고, 

그게 나에게 오길 바라는 식이라든가, 

쓸데없이 성을 내고,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헥헥거렸을 때, 

유순이가 아니더라도 다른 이에게 나는 얼마나 

개같았을까. 

유순이는 귀엽다. 얘는 노력해서 고의적으로 

귀여워진 게 아니다. 

유감이다. 귀여워지는 것은 어렵다. 

사람은 개가 되기는 쉬워도 강아지가 되는 건, 

어려운 것임을 유순이가 온몸으로 설명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