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노래를 디제이가 재생시킬지도 모르고
라디오는 트는 법이다
처음 듣는, 참 좋은 멜로디가 나오기도 하고,
누차 들으며 좋아했던 리듬이 나오기도 한다
그냥 그런 가사가 나오기도,
듣기 거북한 음색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일평생 24시간 라디오를 틀고 들어도 이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듣게 되는 날은 오지 않는다
요, 디제이
나는 안다
당신의 한계는 당신이 고용 되었단 것에 있고,
실은 대본에 의탁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당신의 선곡 기준은 모른다
그것조차 대본이 요구하는 바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도 나는 모른다
당신의 회당 페이도 모른다
행복한가?
나는 그냥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지만,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모른다
나는 안다
일평생 12시간 라디오를 틀고 들은 사람이
일생 통틀어 12시간 그래 본 사람보다
훨 많은 노래를 듣게 된다
세상 모든 노래를 다 듣게 되는 날은, 물론, 오지 않고,
내가 모르는 멜로디와 리듬과 가사와 목소리는 많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지금 당장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나를 모르는 디제이가 나를 위하여 자, 잘 들어라,
하며 지금 당장 틀어주는 겨를은 없다
엔딩 멘트는, 행복하자
-디제이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