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아지려는 것이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는 이야기의
주된 플롯인 것 같다.
그리고 꿈을 가지라는 세상의 권유를
다른 말로 바꾼다면, 아마도 스스로를
저주에 걸리게 하고, 그 저주가 풀릴 때까지
저 혼자서만 진지한 광전사가 되라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어보는 것이다.
강력하게 품은 꿈. 그것이 이뤄지기 전까지
행복할 수가 없을 텐데, 자꾸만 꿈이라는 저주를 품는 것에
중독되어 아예 어쩔 땐 내 저주의 이름이 뭐였는지도 잊게 된다.
그래, 어쩌면 꿈이 아니라
꿈을 갖는 것에 중독된 것일 수도 있겠다.
환장할 노릇처럼 이러한 산만한 내용에 관하여
검토하면서 나는 점점 차라리 꿈을 버리고 싶다. 달리 말하자면,
내 저주를 풀고 싶다
그러나 내 몸은 자본주의에 있고,
온전한 일상의 여부는 은행계좌의 숫자와 결탁되어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를 가장 하찮게 하는 것일까.
혹은 무엇이 가장 나를 하찮지 않게 해주는 건가.
플롯은 아무래도 왜곡되기가 쉬운 것 같다.
그리고 또 아침이다. 꿋꿋하지는 않다.
그러나 움츠려들지도 않았다. 이 둘 사이,
어딘가에 해당하는 자세로 맞이한 아침이다.
그 누구라도 이러한 나의 염려 가득한 활자를
보고 걱정할 이유는 없다. 지금이 나는 가장 건강한
맨정신으로 나에 대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방금 건 틀린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광전사는 아니다. 이쯤 쓰면 꼭 잠이 온다.
오늘은 굉장히 추운 아침이라고들 한다.
봄이 오면 좋겠다. 오겠지. 안 올 리가 없다.
내가 할당한 내 몫의 저주는 저절로 풀리지 않는다.
이제 그만 자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