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지만 이미 나 혼자서는 일찍 연말에 맞게 되는
우울을 치러내고 처리해냈기에 연말이 연말 같지는 않다.
망년회에도 취미는 없고, 대인 관계에 심혈을 기울이는 타입도
아니라서 연락의 왕래도 평상시와 다름이 없다.
그나마 요즘 나의 특이한 화두라고 부를 만한 것은
'나의 허접함' 정도인데 그때문에 자존감이 폭락하지는 않고
가급적이면 나의 미래 재료로 승화시키자는 심산이다.
뭔가 특별한 것을 적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그게 나을 것 같다.
그리고 꾸준하게 뭔가를 적어야 되겠다.
2018년이 뭔가 딱히 큰 기대가 되는 건 아니다만,
그렇다고 딱히 큰 걱정도 없으니
기대에도 걱정에도 치우쳐지지 않고
그냥 계속 뭔가 적으며 살아보자,
라는 식의 것들을 적는 걸 보니,
역시 연말은 연말이구나.
그래, 나는 날씨에 따라 변하는, 그저 한낱 사람이다.
이것만 인정해도 허접함의 강도가 좀 낮아지는
내년이 될 테니 이 정도의 기대감만 갖고, 적당히 그 무수히 많을
걱정거리와 직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