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사'하는 이보다 '자살'하는 이가 더 많은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개떡 같지만, 그래도 아사하기 힘들 게 생겨먹은 사회이긴 하다.
누군가 아사하면 뉴스에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 웃기게도 자살은 거의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자살이 암보다 위험한 사회다. 20대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아사해서 죽는 20대가 우리나라에 몇이나 되는가?
(누가 이 암보다도 무서운 공포를 심어둔 건가? 알잖아. 응. 알아, 너희들의 이름을 나는 안다)
아무튼 각설하고, 그러니 굶어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찌들어
도대체 그 형태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일반적 삶'에 편입하려 전전긍긍하는 것보단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자살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편이 낫겠다.
자살은 왜 하는가?
자살은 자존감이 바닥에 이르렀을 때 펼쳐지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절대 돈 없어서 굶어죽지는 않는다.
다만 돈이 없어 상대적 박탈감에, 자존감이 제로에 진입하면서
죽을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존감은 누가 부여해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쟁취하여 자기 가슴에 다는 훈장이다.
누가 훔쳐가고 앗아갈 수 있다면 그건 자존감도 뭣도 아니다.
훈장으로 달았더니 문신이 되어버리는 게 자존감이다.
그 누구도 훔쳐갈 수가 없다.
자기 자신의 것이다.
자존감은 스스로 결정한 행동의 결과물을 통해 생성된다.
그 결과물이 비록 지금 당장은 실패로 보일 수도 있지만,
씨발 내가 그래도 이거라도 저질러서 실패라도 한 게 낫고,
아무것도 안 하고 권태와 태만에 젖어 무생물처럼 있는 것보단 무조건적으로 우수하다는
진실을 알아채는 순간, 격이 올라간다.
자존감은 머슴의 것이 아니라 주인의 것이다.
자기 삶의 주인만이 진정한 자존감을 품을 수 있다.
그리고 또 누차, 말하지만, 돈 없어서 아사할 걱정은 말자.
안 굶어 죽는다. 진짜로 그렇다.
대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고, 그걸로 실패를 하더라도,
그냥 에라이 모르겠다, 한 번 해볼 걸 해보자.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되자.
인생 한 번이다. 죽기 직전에 더 못 번 돈보다는 해보고 싶었는데
쫄보라서 하지 못한 자기 자신의 비겁함이 후회될 것 같다면,
그리고 자살과는 완연히 동 떨어진 삶을 살고 싶다면, 하고 싶은 걸 정말 해보자.
실패라도 하며 자기 삶의 주인이 온전히 자기의 것임을 만끽하자.
내가 살면서 내내 정말로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여기에 남겨본다.
이따금 또 봐야지. 그러므로 나는 아사도 자살도 하지 않고 장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