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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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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아침

by 김봉민 2017. 8. 9.





가족 같은 아침


혼자 있는 아침이면 어제의 불리한 일상이 

오늘은 어떠한 양상으로든 고착화 것이므로 

염려를 해본다. 엉뚱한 그의 협박과 고달픈 그녀의

하소연에서 유리되고 싶었던 

그와 그녀의 아들은 성질이 더러운 법이다

뼈대만 남은 반성문을 쥐고 정오까지 

버티기로 한다. 아침의 희망은 모두의 정액이다

형은 죽었을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내일에 안부를 묻는다

너는 나를 만나줄 것인가. 시계 건전지의 잔량을 

누가 있겠는가. 아버지는 양귀비로 염색을 하고 

노가다를 하러 나갔을까. 엄마는 영단어 암기를 하면서 

박정희의 패악질도 공부하고 있을까. 형은 죽지 않았겠지

나는 이런 불쾌하다


자고 일어나면 역사적인 하루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다

사랑이라는 단어 안에 누가 가난과 

증오와 희망을 동시에 삽입한 건가

혼자가 되기로 결단낸 참으로 다행스럽고 

가능하면 멀리 도망가겠지만

형은 그럼에도 살아가고

우리는 유서처럼 남겨질 것을 예측해본다

나는 도대체 누구의 불면을 동반한 새벽이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