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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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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Let it be> - 김봉민의 작가는 뇌스트레칭

by 김봉민 2017. 6. 2.

<뇌스트레칭>

가급적 가사가 없는 음악을 틀고, 그 음악을 들으며 최대한 자유롭게, 거의 방종에 가깝게, 

짧은 문장의 글을 쓰며 표현력을 기르는 글쓰기 연습법 


*주의: 잘 쓰려고 하면 안 됨. 이건 어디까지나 연습이니까, 그리고 장난이니까, 

또한 세상을 살며 그냥 못해도 되는 거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되는 거니까. 

 




-렛 잇 비


-그대로 있게 해달라 


-오늘은 날씨가 맑고, 나는 망우동에서 방배역으로 가는 마지막 택시를 탔다. 이게 정말 마지막일 것이다. 날씨는 맑다. 


-이럴 때쯤엔, 곧 날씨가 도로 흐려지겠지, 라는 염세적 발언도 심심찮게 했던 게 나였다. 


-그러나 오늘의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날씨가 흐리든 맑든 나는 나의 계절을 살겠다, 라는 일본 청춘영화적 말을 적겠다. 


-그리고 나의 모든 계절은 우리라는 기후 속에 있는 것이다. 


-얼마나 나는 사랑꾸러기인가? 서울 동북권에선 아마도 입상권에 들 것이다. 


-하지만 표현의 수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나의 진정성은 늘 독보적이었다. 


-불현듯, 영화 어댑테이션이 생각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몹시도 즐겁게, 혹은 놀랍게 보게 될 영화다,


-우리 삶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제대로 봐라. 저마다 마음 속에서 줄창 폭탄이 터지고 파편이 튀고 이따금 출혈도 발생하고 있다. 


-나는 오늘 폴 매카트니 티셔츠를 입었다. 비틀즈는 모든 면에서 늘 탁월하다. 


-우리 삶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제대로 봐라. 내 마음 속에선 쉬지 않고 너와 손잡은 채 산책하고, 길거리의 구석을 세상의 중심으로 삼고 맥주를 마시며 키스 세례를 퍼붓고 있다. 


-그대로 있게 해달라


-내가 잊고 있어도 어느 극장에선 내가 쓴 나의 이야기가 상연 중에 있다. 


-소중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소중한 것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는 것이다. 


-태도의 교정이 삶의 진전을 이뤄낸다. 


-오늘 날씨는 참말로,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라코스테 시계처럼, 혹은 폴 매카트니의 음악처럼, 탁월하다 


-언젠가 당연히 날씨가 흐려지겠지만 그 또한 같은 기후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마땅히 지켜볼 것이다 


-여태까지의 나의 가치는 내가 절대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울 때 키워졌다. 


-앞으로의 내 가치는 내가 사람들과 함께할 때 높아질 것이다.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자. 


-나의 삶이 기적이라는 걸 염두하고, 우리의 만남은 영광이라는 문구를 문신처럼 내 눈에 새겨 놓자. 


-그대로 있게 해주세요. 렛 잇 비. 




비틀즈 <Let it be> - 김봉민의 작가는 뇌스트레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