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스트레칭>
가급적 가사가 없는 음악을 틀고, 그 음악을 들으며 최대한 자유롭게, 거의 방종에 가깝게,
짧은 문장의 글을 쓰며 표현력을 기르는 글쓰기 연습법
*주의: 잘 쓰려고 하면 안 됨. 이건 어디까지나 연습이니까, 그리고 장난이니까,
또한 세상을 살며 그냥 못해도 되는 거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되는 거니까.
.나는 이상한 구석이 있다.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은 좋아하는 것이 첫 번째
.그런데 또, 사람 개개인은 대개 별로 안 좋아하면서도 인류애에 대한 추구는 강하다는 것은 두 번째
.첫 번째와 두 번째가 절묘하게 엮여 있는 사람으로서 산다는 게 세 번째
.이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게 또 네 번째
.다섯 번째는 이런 나를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는 거 정도가 되겠다.
.지저스 크라이스트가 어처구니 없어 하겠지만, 그리고 인류애가 강하다는 것을 언급한 주제에 이건 빼도 박도 못할 궤변일 수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그냥 이렇게 편파적인 사람이다.
.호불호가 뚜렷한 사람이다.
.아이러니한 사람이기도 하다
.피아의 식별에서 모든 변화의 시발점이 마련된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이건 틀려먹은 생각일 수도 있겠단 판단을 해본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어쩌면 틀려먹을 수 있고, 그렇기에 언제든 고칠 수 있다는 게 내 자존감의 근원 중 대다수를 차지한다.
.나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
.신체적으로 늙어 죽게 되는 시점까지도 정신적으로는 늘 새롭게 갈고 닦는, 소년으로 살고 싶다
.사랑하게 되기 이전까지는 최대한 회피하고 미워하고 무시해보고 싶다.
.그 자학적 고문을 거쳤는데도 버젓이 내 마음에 있는 것. 그건 감히 외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존경하는 마음으로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몸으로 사랑하겠다.
.이건 틀릴 리 없다. 예수가 찾아와서 악플을 달더라도, 상대할 것이다.
.인류애에 대한 추구는 강하지만, 그건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주변인들, 그 구체적인 고유명사로서 존재하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는 의미이다.
.별 볼 일 없는 사건은 없다. 그것이 모이고 모여 삶이라는 거대한 담론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별 볼 일 없는 사건이 아니라 그냥, 삶의 일부다.
.사건도 이러할진대, 사람은 어떨까? 세상이 뭔가? 사람들과 그들이 만든 것의 총합 아닌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 세상의 일부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 우주에서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앞으로 100억의 인간이 태어나도, 그 중 누구도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지닌 고유명사와 오리지널리티를 대신할 수 없다.
.당신들이 사랑하는 그 누군가도 마찬가지다.
.예수를 섬기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대해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인간답지 못한 인간은, 온몸으로 경멸하고, 혐오하고, 공격하겠다.
.인간답지 못한 인간은, 타인을 인간 이하로 여기는 놈들이다. 그런 놈들한테까지 베풀 선량함은 1푼도 없다. 기대도 하지 마라.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 싫어하는 것과 싫어하지 않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싫어하는 게 아니다. 싫어하지 않는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다 다르다. 그 사이사이마다 엄청나게 세분화된 감정이 존재한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다. 알고보면 다 이상하다. 도대체, 이상하지 않은 사람, 그의 구체성은 무엇인가? 그의 구체적인 일생을 누가 아주 구체적으로 여기에 적어봐라. 없잖아. 없다. 없단 말이다.
.이상하지 않은 사람, 이라는 환상이 있는 한, 일단 여기 사는 우리 모두는 이상한 사람이다.
.이상한 것이 해로운 것과 등치 되는 현상은 뿌리 뽑아야 한다.
.정확한 언어 이해와 사용이 뒷받침 되어야만 정확하게 세상을 이해하고 스스로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살 수 있다.
.올해 안에,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책을 최소 2권을 읽자. 아무리 해도, 개길 수가 없는 말을 해서 분이 안 풀린다.
.오늘 밤 사랑을 느낄 수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니,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이 세상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걸 썼나 보다.
.리처드 도킨스가 뭐라고 했든, 인류 진화에 있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했다면, 이놈의 이기적인 DNA가 사랑이라는 걸 남겨놨을 리 없다. 섹스를 통해 인류 번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든, 혹은 일종의 정신병이 대세가 된 것이든, 그것도 아니면 부모로서 책임감을 느끼고자식들을 보호하게 해서 개체수 증가를 위해선 필요했든, 아무튼 말이다.
.리처드 도킨스와 예수와 비트겐슈타인과 엘튼 존. 모두 이상한 사람들.
.리처드 도킨스와 예수와 비트겐슈타인과 엘튼 존보다 더 특별한 나의 여자친구
.후회하게 될 것이 두려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병신이 되지는 않겠다
엘튼 존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 김봉민의 작가는 뇌스트레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