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지1 젊은 거지 예전 상해(上海)에서 본 일이다. 젊은 거지 하나가 있었으나, 나는 그 거지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실은 상해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거지스러움을 정의한다면 첫 번째로는 누추한 행색을 집어넣어야 할 것이고, 두 번째로는 향기롭지 못한 냄새를 넣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아마 일정한 주거지역이 없다는 것일 테다. 네 번째, 업신여김을 당하기 쉽다는 거.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다는 건, 여기에 낄 수 없다. 그건 거지스러움이 아니라 인간스러움에 더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날 나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보이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지인환을 만나 내가 왜 상해에 이제 막 관광 온 여행객처럼 거대한 백팩을 등에 메고 있는지 설명했다. 백팩 안에는 내 옹졸한 20대의 결과물, 혹은 부산물로 가득했고.. 2018. 7.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