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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를 거듭할수록 장수생의 늪에 빠지는 이유 | 예능 PD 최종합격자 실제 작문 공유

by 김봉민 2024. 7. 21.

 

퇴고는 최대 두 번이다.

두 번도 많다. 

로개요 단계에서 받은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해 작문 쓰고,

그 작문이 한 번 더 디벨롭 했을 때 '나만의 레퍼런스 작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그 때만 한 번 더 퇴고를 하는 거다.

 

사실상 여기서 멈춰야 한다.

여기서 한 번 더 하는 것도 미련한 짓이다.

여기서 굳이 한 번 더 퇴고를 한다면, 디테일한 부분 (고유명사 활용, 분량 조절, 유머 코드 강화 등)만 살짝 손 보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통째로 다시 써야 한다면, 두 번째 퇴고는 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늘 말하는 거지만, 

너희는 문학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다.

기초 훈련, 그리고 시험과 최대한 비슷하게 세팅된 환경에서 하는 반복된 글쓰기 훈련을 통해서

갑작스럽게 나온 시제에 맞춰 너의 레퍼런스 작문, 그리고 최대한의 순발력을 동원해 어떻게든 글을 다 쓰고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

네가 현재 죽어라 연습하고 있는 글쓰기의 본질이다.

그 시험에서 퇴고할 기회 따위는 없다.

 

퇴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제대로 수정해보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미가 있으려면, 그게 최대 두 번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 이상 퇴고를 하면, 거기서부터는 그냥 미련이고 집착이다.

근데, 퇴고만 주구장창 하려고 하는 애들이 꽤나 있다.

그 중에 몇몇은

이제 그만 하라고, 하지 말라고 아무리 말해도 계속 본인이 쓴 딱 하나 작문을 붙잡고 늘어지며 계속 퇴고하는 거에만 집착하다가,

결국 새로운 로개요, 작문들은 써보지도 못하고, 그에 따라서 자신의 레퍼런스 또한 당연히 제대로 만들지도 못했다.

시험을 앞두고도 그 행태가 계속되었고, 결국 불합격 하더라. 한 명도 빠짐없이.

나 역시 그런 애들은 가르칠 수가 없더라. 내 말도 듣질 않으니.

 

퇴고를 세 번, 네 번, 다섯 번 반복하려는 언시생이 있다면

잠시 글쓰기를 멈추고 본인의 마음을 먼저 솔직하게 들여다봐라.

예상보다 길어지는 언시 준비 기간,

몇 차례 겪은 불합격으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고

그 불안감에 정신이 잠식되어 

본인 기준에 괜찮은 것 같은 이 작문을 붙잡고 늘어지지 않으면 더 불안한 것일 뿐이다.

이번엔 전에 쓴 것보다도 못 쓸 가능성이 있는 새 작문을 또 쓰는 고통도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연습량만이 안정적으로 네 합격을 책임져 줄 수 있다.

계속해서 같은 걸 붙잡고 늘어지며 퇴고만 반복하면, 영원히 장수생에 굴레에서 벗어나올 수가 없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다.

 

너는 글쓰기에 저렇게 목숨을 걸만큼, 글을 잘 써야 하는 게 아니다.

언시를 준비하고 있다면, 글은 딱 합격할 수준만큼만 쓰면 된다.

오히려 욕심을 좀 내려놔야 한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언시생보다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는 기질을 가지고 있고, 욕심이 있는 언시생들이

이 글쓰기 과몰입의 함정에 더 쉽게 빠진다.

너무 잘 쓰고 싶은 욕망 때문에 아예 글을 못 쓰게 되는 거다.

너의 목적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제대로 된 방법으로, 제대로 된 만큼만 욕심을 부려야 한다.

 

아래 예시는,

작년에 예능 공채 PD에 합격한 (구)언시생의 연습 작문이다.

이 작문이 최고의 작문이라 가져온 게 아니라, 어디까지 퇴고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가져왔다.

일단 보자.

 


퇴고 전 작문

 

 

 

아쉬운 점이 매우 많지만,

퇴고를 통해서 충분히 개선 여지가 보였다.

그 때만 디벨롭을 추천한다.

한 번의 퇴고 후, 작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어서 보자.

 

 

퇴고 후 작문

 

첫 번째 작문에서 보였던 문제점들을 많이 보완했다.

그러나 여전히 분량은 다소 길고,

캐릭터의 간단한 정리도 필요하다.

 

원래는 여기서 퇴고를 마치고, 이 수정된 작문의 로개요+2차 피드백 참고하여

로개요를 레퍼런스화 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굳이 가볍게 한 번 더 손 보고 싶다면 거기까지는 오케이다.

 

딱 거기서 욕심을 끝내야 한다.

퇴고를 거듭한다고, 무조건 퀄리티가 오르는 것도 아니다.

욕심이 점점 더 붙어 이상한 방향으로 튀는 경우도 많다.

 

딱 이정도,

혹은 여기서 디테일 정리까지 정도

에서 멈추는 게 가장 현명한 퇴고 수준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반복되는 퇴고를 통해 부리는 게 아니라,

오늘 하기 싫어도 하나 더 쓰는 꾸준함에 쓰도록 하자.

매일 쓰는 놈은 시간이 조금 덜 걸리고, 더 걸리고의 차이일 뿐이지

여하튼 합격은 하더라.

매일 퇴고만 하는 놈은 당연히 아니고.

 

욕심을 내려놓고,

레퍼런스에 의존하여 끊임없이 작문 쓰기 실력을 갈고 닦아라.

그게 누적이 되었을 때만, 남의 레퍼런스는 필요 없어지는 때가 오는 거다.

그 전까지는 네가 뭔가 새로운 걸 창작해 낼 수 있다고는 꿈도 꾸지 말고,

사실상 언시 작문에서 그게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점도 알아두자.

 

주말이다.

오늘 작문 쓰기 싫다면,

책이라도 읽자.

켄 리우 단편소설집 중 <종이동물원>이라는 작품 재밌더라.

한 번 읽어보기를~!

 

 

 

 

 

 

 

 

 

 

퇴고를 거듭할수록 장수생의 늪에 빠지는 이유 | 예능 PD 최종합격자 실제 작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