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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서울예대 입시/합격자의 작문과 공부법

이 정도 쓰면 합격 ㅣ서울예대 극작과 24학번 합격자 작문 2편 공유 ㅣ 극작 입시 과외

by 김봉민 2024. 4. 4.

 

오늘도 서울예대 극작과 24학번이 된 나의 제자가 입시를 준비하며 썼던 작문 2편을 가지고 왔다. 

읽어보면 왜 합격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될 거다. 

 

 

 


 

 

제목 : 사라진 여름

 

#1. 2022. 8. 12

집, 회사. 회사, 집. 변화란 없는 매일 똑같은 일상. 이런 재미없는 인생도 이젠 적응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여전히 싫다. 밤 10시가 돼서야 퇴근하는 오늘 같은 날은 더더욱. 터벅터벅 회사를 나오자 후덥지근한 여름 공기가 훅 끼쳤다. 짜증이 확 났다. 내 기분이 완전히 망쳐지길 바라기라도 한 듯 소나기까지 주룩주룩 빗발치기 시작한다. 정말 나한테 왜 이러는지 묻고 싶다. 가방으로 머리를 대충 감싼 채 버스정류장까지 뛰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음악으로 귀를 틀어막아 소나기 소리를 지워버렸다. 젖은 신발, 축축해진 머리카락, 그리고 이어폰 너머로 들리는 익숙한 피아노 소리...

 

히사이시 조의 Summer였다.

 

#2. 2015. 6. 30

연정이는 지난달에 공시 합격, 희선이는 작년에 공기업 붙었고, 10학번 후배인 혜지까지 삼성 인턴을 한다는데, 나만 이 모양이다. 면접 때문에 이 검은 정장을 몇 번을 꺼내 입은 건지. 내 구두 소리지만, 힘없는 또각또각 소리가 거슬린다. 그때, 거리에 울려 퍼지는 익숙한 피아노 소리에 구두 소리가 가려졌다. 이 노랜... 소리의 근원지는 근처 피아노 가게였다. 웅장한 그랜드 피아노가 무려 3개나 보이는. 맨 오른쪽은 누가 봐도 스타인웨이 거. 대충 봐도 2천만 원은 하겠다. 톡, 톡. 나는 보슬비가 내리는지도, 보슬비에 내일 또 꺼내 입어야 하는 검은 정장이 젖어가는지도 모른 채 한참을 서성대다 눈을 돌렸다. 취업만 하면 다시 칠 수 있을 거야.

 

그때 나는 가게에 들어서야만 했다.

 

#3. 2007. 7. 24

학생은 태풍이 불어도 학교에 간다. 담임은 태풍 셀마를 안 겪어봤으면 조용하라 한다. 문제는 그 소리를 벌써 4번째 하고 있단 거. 담임의 말을 대충 듣는 척하던 나는 얼마 전에 산 햅틱을 책상 서랍에서 몰래 켜 피아노 학원 선생님께 넣을 문자를 고민했다. 9살 때부터 벌써 9년을 다닌 피아노 학원이지만 내년이면 고3인 만큼 공부에 집중해야 했다. 안 그래도 성적이 낮은데 내년 콩쿠르까지 준비하기 시작이면 안 봐도 뻔했다. 올해부터 공부에 매진해야 대학을 갈 테고, 대학을 가야 피아노도 계속 칠 수 있을 테니까. 고민 끝에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다. ‘선생님, 저 피아노 잠시 그만둬야 할 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마음이 태풍처럼 심란해졌다.

 

그때 나는 문자를 보내지 말았어야만 했다.

 

#4. 1998. 9. 2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비가 내린다. 엄마가 장마철이라고 했다. 장마철이란 거 때문에 피아노 학원으로 가는 길에 비 웅덩이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장화를 꼭 신어야 한다. 아빠가 시장에서 사다 준 핑크색 고양이 장화. 비가 와도 핑크색 고양이 장화를 신고 피아노 학원으로 가는 길은 행복하다. 왜냐하면 오늘 드디어 썸머를 배우기 때문이다. 4학년 언니가 썸머를 치는 걸 보고 항상 부러웠다. 나도 이제 썸머를 치게 된다니, 너무 기쁘다. 나는 이다음에 꼭 하얀 드레스를 입은 피아니스트 어른이 될 것이다.

 

나는 9살 아이의 꿈을 이뤄줬어야만 했다.

 

#그리고 다시, 지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 밤새 쏟아질 것만 같던 소나기가 그치고, 어둡던 밤하늘이 밝아지고 있다. 쨍쨍한 햇빛에 반짝이는 일곱 빛깔의 무지개가 보인다. 반짝이는 무지개 아래, 한 아이가 피아노를 치고 있다. 구슬프게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에 눈물이 흐른다.

 

사라진 Summer였다.

 

끝.

 


 

위 작문의 로그라인과 개요는 다음과 같다. 

 


시제 : 그랬어야만 했던 것들



#로그라인

- 주인공 수식어 :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친 33살 직장인.

- 욕망 : 피아노를 치고 싶다.

- 방해물 : 남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취업을 하고, 일을 해야 하는 현실.



#개요

- 서론 : 현재, 늦은 시간 퇴근을 하며 노래를 듣는다. 소나기가 쏟아지고, 이어폰에선 히사이시 조의 Summer가 들린다.

- 본론 :

1) 취업 준비생 시절, 면접을 망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피아노 가게 앞에 멈춰 선다. 내리는 보슬비를 맞으며 좋은 직장에 가면 조금은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2) 고등학생 시절,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7년 동안 다닌 피아노 학원을 끊는다. 창밖에는 태풍이 분다. 대학에 간 다음, 피아노를 쳐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3) 초등학생 시절, 장마철이라 매일 같이 비가 내린다. 하지만 피아노 학원에 가는 길은 비가 쏟아지고, 날씨가 좋지 않아도 행복하다.



- 결론 : 다시 현재, 비도 내리지 않고 해가 쨍쨍한 하늘. 활짝 핀 무지개 아래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한 소녀를 본다.



+본론 각 문단 끝에 ‘피아노 가게에 들어갔어야 했다’, ‘문자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같은 문장을 붙여서 시제를 챙기면 좋을 것 같음!

 

그렇다. 로그라인과 개요라는 설계도가 있어야 제대로 된 분문을 쓸 수 있는 거다. 

그래야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을 이뤄낼 수 있는 거다. 

아래 작문도 보자. 

 


제목 : 노란 민들레

 

2032년, 빙하기가 도래한 대한민국. 모든 색깔이 희미해져버렸다.

히말라야 버금가는 세찬 눈밭, 꽝꽝 얼어있는 바다, 눈바람 치는 소리만이 가득한 무인도에서 홀로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

 

“아, 이거 왜 이렇게 안 녹아!”

 

바로, 나. 무서운 속도로 얼어가는 대한민국에서 어쩌자고 살아남은.

아, 생명체가 하나 더 있다고 해야 하나.

 

나는 분명 죽으려고 했다. 아무도 없는 외딴 섬의 꽝꽝 언 바다 앞 바위들 사이에서 혼자 살아남아 죽어가고 있는 민들레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가만히 누워서 얼어 죽을 작정이었던 나는 그대로 일어나 민들레를 살리기로 했다. 이유는... 민들레가 너무 노랬다. 일단 물. 물을 줘야 돼. 물이 어디...

 

아, 맞다. 지금 빙하기지.

 

그게, 지금 내가 마치 길거리에서 2000원 주고 산 군고구마 식히듯 작은 얼음덩어리를 두 손으로 호호 불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영하 30도를 웃도는 따가운 기온에서 입김을 호호 불 던 후후 불던, 훅훅 불던 꽝꽝 얼은 얼음이 녹을 리 없었다. 그래서 난 곧바로 다음 작전, 이라기엔 뭐하고, 다음 객기를 부리기로 했다.

 

바로, ‘녹는점이 0도인 얼음에 맞춰, 운동에너지를 통해 발산되는 신체의 열 가하기’

 

쉽게 말하면, 얼굴이고 몸이고 할 것 없이 그냥 얼음 비벼대기.

결과는 가혹했다. 마치 런닝맨에서 벌칙을 받는 이광수가 된 기분이었다. 이대로면 얼음이 녹는 게 아니라 내가 얼음이 될 것 같았다. 약 30분가량 온 몸에 얼음을 비벼대 봤지만, 녹은 물의 양은 글쎄. 내 콧물이 더 많을 것 같은데.

그 상황에서 가녀린 줄기로 버티고 있는 민들레는 서서히 더 얼어붙고 있었다. 이미 생명의 끈이 끊어진 것 같기도 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나는 곰곰이 고민하다 그나마 이 무인도에서 가장 뜨거운 곳을 찾기로 했다. 멀리 갈 필요는 없었다. 바로 머리 위에 있으니까.

 

태양. 세상의 모든 색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태양만은 여전히 은은한 주황빛을 띄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정확한 시간은 잘 모르겠으나 태양이 하늘의 정중앙에 위치할 때, 나는 햇볕이 가장 내리쬐는 것 같은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장소를 옮겨가다 보니 꽝꽝 얼어있는 무인도의 바다 위에 올라설 때도 있었다. 그렇게 계속 장소를 옮겨가며 태양이 저물 때까지 얼음덩어리에 입김을 불고 몸에 비벼가며 얼음을 녹였다. 제발 녹아라, 제발. 녹아서 모든 게 사라진 이 세상에서도 무언가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줘.

 

툭, 툭.

무인도의 배경이 어둑어둑 해졌을 때였을까, 드디어. 드디어 얼음덩어리에서 물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졌다. 그렇게 나는 민들레 한 송이를 살릴 정도의 물을 구했다.

 

 

물론, 살리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물을 구하기 위해 이틀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돌아왔을 땐 샛노랗던 민들레는 어디 가고 풀이 꺾여 서리가 낀 민들레만이 있었다. 어쩌면 꽃은 처음부터 죽어있었던 건지도.

 

민들레가 죽었고, 나는 이제 어찌해야 할까. 원래의 계획대로 이곳에 누워 얼어 죽을 날을 기다리면 될까.

근데... 왜 그러기 싫지.

어쩐지 목이 말랐다. 하긴, 이틀 동안 물을 구하자고 그 개고생을 하고,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않기도 했으니. 나는 민들레를 살리기 위한 물이 담긴 구겨진 플라스틱 통의 뚜껑을 열었다.

 

물이 시원하다. 좀 살 것 같았다.

이제 이 무인도에서 정말 혼자가 되었지만 어딘가에 또 다른 색색의 꽃이 있을지도 모른다.

 

끝.

 


 

위 작문의 로그라인과 개요는 다음과 같다. 

 


- 시제

무인도에 혼자 있는 사람이 있다. 아무도 그가 거기에 있는지 모른다. 그에게 생길 수 있는 가장 즐거운 하루를 쓰시오.



- 로그라인

주인공 수식어 : 2022년. 빙하기가 도래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1인

욕망 : 민들레를 살리고 싶다.

방해물 : 빙하기가 도래한 대한민국은 물이 없다.



- 개요

서론+본1) 무인도에 핀 민들레를 살리고 싶다. 민들레에게 물을 주기 위해 얼음 덩어리에 입김을 불어 얼음을 녹인다.



본2) 얼음이 녹지 않아 얼굴과 몸을 얼음에 비벼 녹인다. 개나리가 서서히 얼어붙는다.

본3) 얼음이 녹지 않아 태양 근처로 간다. 그나마 따뜻하다 느껴지는 곳에서 이틀 동안 얼음을 녹여본다. 



가결) 얼음이 녹는다. 민들레 한 송이 살릴 정도의 물을 구했다.

꺾기) 민들레가 죽어있다.

진결) 민들레를 살리기 위해 구해온 물을 마신다. 살아가기 위해. 희망을 찾아볼 수 없었던 무인도에서 희망을 봤다.


 

로그라인이 뭔지, 개요가 왜 중요한 건지 모르겠다면 아래 교본을 다운 받자. 

퓌트스쿨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pdf
2.16MB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은 어렵지 않다. 

제대로 입시 준비만 한다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글을 좀 못 써도 괜찮다. 제대로 배우고 공부하고 계속 쓰겠다는 

절박함과 근성이 있다면, 실력은 금방 절로 키워질 테니. 

그런 입시생이 있다면, 내게 연락을 하길. 

서울예대 극작과 25학번이 되게 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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