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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공채/자소서와 멘탈

당신의 자소서가 계속 떨어지는 이유 ㅣ SBS, MBC, JTBC 공채 PD 언론고시 자기소개서 첨삭

by 김봉민 2023. 9. 2.

이건 꼭 언론고시 PD 공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긴 하지만,

자소서는 정말이지 죽도록 중요하다. 하물며 창의력이 중시될 수밖에 없는 

PD 공채에 있어서 자소서는 자신의 창의력을 보여줄 수 있으며 

최종 임원 면접 때까지도 내내 자신과 함께하게 될,

채용의 중요한 기준 자료라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중요하다. 

 

글을 못 쓰면? 그 사람은 똑똑해 보일 수가 없다. 

기대감도 안 생긴다. 창의력? 당연히 없어 보인다. 

 

글을 잘 쓰면? 똑똑해보인다. 공채 응시자에게 기대감이 생긴다. 

창의력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활자화 되어 있으니 

SBS, MBC, JTBC 공채 PD에 있어 강력한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소서를 죽도록 잘 써야 한다. 

아무리 자신이 해온 경험이 풍부하고 스펙이 우수해도 

제대로 글을 쓰지 않으면 경험이고 스펙이고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 한다.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 부족이 자소서를 통해 명백히 입증되는 것이다. 

 

아래 자소서 예시를 보자. 

 


합격이 어려운 자소서 예시

 

1. 여러분이 CJ ENM과 해당 직무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이며, ENM이 여러분을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①CJ ENM과 해당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②입사 후 성장비전을 반드시 포함하여 작성해주세요. (700자 이내)

 

2년 반 동안 교내 방송국에서 활동하며 나는 '5분 대기조'로 불리며 일했습니다. 모든 우선순위는 콘텐츠 기획에 맞춰졌고, 일상은 영상 제작 일정에 맞게 변화했습니다. 할 일을 완료하고 대기하는 동안 전화가 울리기를 기대했던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만들어낸 콘텐츠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이러한 일상이 계속된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라 느꼈습니다. 그렇게해서 PD로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만약 PD로서 하나의 능력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주목받지 않았던 이야기를 발견하는 능력'을 갖고 싶습니다. 이 능력은 CJ ENM과 같은 방송국에서 큰 가치를 지닐 것입니다. 사람들과 대화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찾거나 감동적인 사연을 찾아내는 것은 마치 탐정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할 것입니다. 음악과 음식과 같은 주제도 재미있게 다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도전들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CJ ENM에서 일한다면, 트렌드 파악과 적응하는 능력을 발휘하여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이러한 강점은 성평등 문제에 주목받는 시기에 데이트 폭력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민감한 주제였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조사와 노력이 필요했으며, 어려움을 극복하며 프로젝트를 완성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기획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CJ ENM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더욱 발전시켜 성공적인 프로듀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능 지망인데. 

예능피디스러운 톤앤매너라곤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런 내용 너무 흔하다..이렇다 할 하나의 끈도 없다. 

컨셉이 없다. 톤앤매너도 특징이 없고. 

통통 튀는 예능피디의 항목으로 바뀌어야 한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고로, 위의 자소서를 난 아래와 같이 바꾸게 했다. 

 


 

 

합격 가능한 자소서

 

 

1. 여러분이 CJ ENM과 해당 직무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이며, ENM이 여러분을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①CJ ENM과 해당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②입사 후 성장비전을 반드시 포함하여 작성해주세요. (700자 이내)

 

[실크+로드]

2년 반 동안 교내방송국 활동 동안 나는 매일 실크로드에 있었다. 콘텐츠라는 결과물을 가시화 하기 들어내기 위해선 실크로드라는 막막한 사막 속 여정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집에 들어가도 동료들의 무전은 끊이지 않았다. “야, 이 부분 편집 다시 해야 할 것 같은데!”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낸 콘텐츠는 실크였다. 사람들의 유쾌한 반응은 그 어떤 금화보다 값지게 여겨졌고, 우리를 다시 콘텐츠를 만들게 해주었다.

 

성평등이 뜨거운 감자가 되기 시작했을 시점, 데이트 폭력을 다룬 예능을 만들었던 경험은 잊을 수 없다. 민감한 주제였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했고 사막을 패딩까지 껴입고 횡단하는 것마냥 지쳤기도 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가는 실크로드였기에 마땅히 감내하였다. 콘텐츠 게시 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오아시스의 좌표도 분명히 인지하게 되었고, 나는 그렇게 PD라는 최고의 실크 제작 상인을 꿈꾸게 됐다. 

 

CJ ENM은 콘텐츠로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세계 최고의 한국산 실크 제작소이며 동시에 실크 유통사이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사막에 늘 있어야 한다. 나의 강점은 낙타와 같은 인내력이다. 가장 뒤에서, 가장 먼 곳까지 산더미 같은 짐을 묵묵히 이고 함께하고픈 선배, 동료들과 함께 목적지까지 가고 싶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세계 최고의 CJ ENM 실크로 된 옷을 입혀주고 싶다. 


자, 비교해보자. 뭐가 더 나은가? 

내가 고치게 했기에 내 입으로 결국 자화자찬하는 격이 되기에 

좀 민망하다만, 나는 그럼에도 자부한다. 

전자보다 후자, 그러니까 내가 바꾸게 한, 내가 첨삭해준 자소서가 훨씬 더 낫다. 

 

잘 보면 결국 같은 소스로 채워진 것이지만, 

그 같은 소스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퀄리티 차이는 심대하게 벌어지는 법이다. 

 

자소서를 쓰며 가장 어려운 점은 자기객관화가 안 된다는 것에 있다고 해도 오바가 아니다. 

이게 지금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그 시간이 장기화 될수록 나름 똑똑한 인재라고 믿으며 살아왔건만, 

머리는 굳고, 정말이지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굳고 뭐 하나 제대로 쓸 수 없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인생이 걸린 

 

 

 

당신의 자소서가 계속 떨어지는 이유 ㅣ SBS, MBC, JTBC 공채 PD 언론고시 자기소개서 첨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