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때문에 힘들었으므로 사람들 만나는 걸 극도로 꺼리며 살아온 지난 몇 년의 시간.
아하. 그러나 고립되면 필패라는 말에 대해서도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필패할 거라는 당면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을 기피한다는 그 현상 자체에 있다.
총알 쏟아지더라도 필요하다면 이곳을 건너야 한다.
그래야 나 자신이라도 구할 수 있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딱 내가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었고,
나는 나 자신에게 제대로 해준 것 없구나. 그렇게 나와 내 주변을 피폐화시키고 있었구나.
사람들을 너무 쉽게 생각해왔다는 게 곧 나 자신을 쉽게 생각해온 것과 같은 거였구나.
부모와의 관계가 피폐화된 이후 나는 자주 중얼거렸다.
그 누구도 믿지 말자. 인간 관계에서 나 자신을 정의하지 말자.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말자.
그래. 너무 나무라지는 말자.
잘 살아왔다. 6년 전을 돌이켜보자. 잘 살아온 게 분명하다.
현재 내 위치의 객관적 좌표보단 그때보다 얼마나 더 멀어져왔는지,
절대값의 변경 추이로 나 자신을 대해주자. 그래야 내가 사람들에게도 잘 대하고,
비로소 나는 나를 위한 사람이 될 것이다. 툭툭 미워하려는 마음이 생길 때마다
진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새로운 중얼거림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