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대 극작과 입시에서 실패한 친구들은
변명거리를 찾는다. 그래야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러나 그래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올해 입시에 떨어져서 극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친구들이 많을 것인데,
여태까지 숱한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자들이자,
제자들이자, 후배들을 배출해낸 내 입장에선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그럴 시간에 연습을 하자."
네가 떨어진 이유는 딱 하나다. 불운해서가 아니라,
연습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합격하려 하지 말고,
합격이 가능한 사람이 되면, 그뿐이다.
죽어라 연습하고 또 연습했는데 떨어진 내 제자는 없었다.
어설픈 예술가병은 버리고, 붙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연습해봤다고
자부할 수준까지 해봐야 한다.
아래 로그라인과 개요는 내 제자가 내게 수업 받을 때 짰던 것이다.
하루에 이 정도는 짜야 한다. 아무리 나한테 부정적 평가를 받더라도
끈덕지게 로그라인과 개요를 짜고 또 짜면 합격 가능한 수준의 것들이 나온다.
이하 내용은 위의 이미지 파일에 있는 내용을 '메모'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붙여넣기 한 것이다. 볼드 처리한 것이 나의 첨삭 내용이다.
개요 1
시제 : 1인용 식탁
미션 : 독서실 26번 좌석에서 완벽한 식사를 하고 싶다.
주인공 수식어 : 고3 수험생
주인공 원초적 욕망 : 안락한 독서실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
방해 요소 :
서론 선생님, 엄마 아빠 모두에게 모의고사 성적으로 혼이 난 후 저녁을 먹지 못한 채 초콜릿과 빵을 사 독서실에 간 수험생인 나. 내게 허락된 유일한 안락한 공간인 칸막이가 있는 독서실서 편안한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
본론1
(문제1) 수능 문제집이나 참고서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해결1) 책을 치운다.
본론2
(문제2) 책 넘기는 소음이나 작은 백색 소음들이 방해한다.
(해결2) 이어폰을 낀다.
본론3
(문제3) 냄새가 날까봐 걱정된다.
(해결3) 옆의 창문을 연다.
가결(실패) 마침 창문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어수선해 지고 다른 또래 이용객들에게 내가 취식시도를 한 것을 들킨다.
꺾기 이어폰을 벗고 책을 주섬주섬 다시 챙기고 열린 창을 닫으려는 그때
진결(성공) 다른 이들의 의미심장한 눈인사 > 각자의 책상에서 무언가를 먹고 딴 짓하는 것을 서로 알아챈다, > 안심하고 다시 냠냠 시도 > 독서실은 저녁 식사자리서 쫓겨난 이들의 안락한 1인용 식탁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달음
꺾기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가결에서 진결로 전환되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바로 꺾기다.
지금 여기선 분류가 잘못되었다.
지금 각자 책상에서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게 꺾기의 핵심 포인트다.
-> 그럼 본에서 지속적으로 사람들도 니쥬로 깔아주자.
주인공이 뭔가를 하면 나름 반응 같은 거를 하는 식으로.
수정 보완해서 써보도록 하자.
개요 2
시제 : 1인용 식탁
미션 : 오늘도 깔끔한 저녁식사를 해보자
주인공 수식어 : 20년째 의사생활을 한 남자
주인공 원초적 욕망 : 깔끔한 저녁식사를 하기
방해 요소 : 팔 다리 배
서론 : 익숙한 수술대 위에 나체의 근 70kg 육박한 하나의 육신을 내려다보고 있자면 식탁에 앉아 고기 손질을 하는 기분이 든다.
본론1
(시도1) 1차 냠냠 준비 과정 – 준비와 소독
(결과1) 환자의 상태체크와 피부 소독하며 수술 들어갈 준비 > 살짝 두근거림
본론2
(시도2) 2차 냠냠 준비 과정 – 껍질 뜯기
(결과2) 혈압체크 후 호흡기를 끼우고 마취상태의 환자 신체를 가르기 시작함
본론3
(시도3) 3차 냠냠 준비 과정 – 속살 파헤치기
(결과3) 장기를 파헤치며 문제 되는 세포를 나노 현미경으로 면밀히 찾기
가결(실패) 수술 성공 > 환자 나감
꺾기 소독 솜과 피 묻은 메스와 뜯어낸 세포들이 남은 수술 방에서 나가려던 채비를 하던 차 오랜 수술로 인한 피로도로 인해 수술대에 위에 쓰러짐.
진결(성공) 입속에서 자신의 피맛을 느끼며 자신이 이 식탁위의 메인디쉬가 되는 연상을 하며 정신을 잃는다.
버리자.
꺾기의 무언가는 반드시 본에 넣어주자.
개요 3
시제 : 1인용 식탁
미션 : 먹방 유투버가 되자.
주인공 수식어 : 히키코모리인 나의 먹방 유투버 꿈나무
주인공 원초적 욕망 : 먹방 유투버가 되고 싶다.
방해 요소 : 돈. 체력, 음식 정보
서론 1인 식탁에서 늘 홀로 식사하는 히키코모리인 나는 유명 먹방 유투들의 콘텐츠를 보며. 나도 저들처럼 먹방 유투버로 성공하고 싶어짐,
본론1
(문제1) 음식을 살 돈을 마련하자
(해결1) 각종 아르바이트
본론2
(문제2) 체력을 단련하자
(해결2) 규칙적으로 일어나서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시작
본론3
(문제3) 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알아본다.
(해결3) 맛집 동호회에 가입해 사람들과 어울리며 맛있는 음식들을 찾아다님
가결 (성공) 잘 먹을 수 있는 음식인 속초 닭 강정을 쌓아두고 먹방을 할 준비를 함
꺾기 여유자금과 튼튼한 체력과 좋아하는 음식으로 무장한 채 속초 닭 강정 10인분을 도전했으나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됨
진결 (실패) 결국 실패했으나 그동안 아르바이트와 각종 건강한 생활습관과 인간관계가 늘어나 친구가 많이 생긴 나는 히키코모리에서 탈출해 1인용 식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속초 닭강정만 앞에 니쥬로 잘 깔아주면
깔끔하게 잘 나올 것 같다.
좋은 로개요다.
써보자.
개요 4
시제 : 1인용 식탁
미션 : 남친이 나를 떠나지 않도록 옭아매고 싶다.
주인공 수식어 : 자신을 거미라고 생각하는 남친을 너무나 사랑하는 여성
주인공 원초적 욕망 : 남친이 나를 떠나지 않게 하고 싶다.
방해 요소 :
서론 : 자신만의 1인용 식탁인 거미줄에 자신의 먹잇감을 몰아세우고 즐겁게 잡아먹는 거미처럼 연인을 코너에 몰아 세워 나를 떠나지 않게 옭아매고 싶다.
본론1
방법1 스파이더 맨 의상을 산다.
(시도1) 체중관리도 하며 몸을 마르게 하고 딱 달라붙는 검은 티와 스키니 진을 입고 마스크와 비니를 쓰고 다님
(결과1) 여친의 지인들이 범상치 않은 외양의 나를 무서워 함
본론2
방법2 고층 빌딩 허름한 골목 구분 않고 벽을 타는 거미처럼 뒷조사를 한다.
(시도2) 여친의 sns를 뒤지고 다니고 휴대폰 검사도 하며 약속을 파기하게 함
(결과2) 친구들과 연락이 적어지는 여친
본론3
방법3 여덟 개의 다리로 빠른 스피드를 낸다.
(시도3) 여친이 동아리 일이나 각종 아르바이트나 약속들에 전부다 따라다님
(결과3) 나 말고 인간관계가 점점 끊어지는 여친
가결 (성공) 여친의 근처에는 나만이 가장 유일하다 확신.
꺾기 : 이상한 외양과 스토커스러운 행동들로 인해 내게 지친 여친
진결 (실패) 나를 버리고 떠나버리는 여친.
버리자.
아래는 내가 제작한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이다.
무료다. 어서 다운을 받자.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pdf
Dropbox를 통해 공유함
www.dropbox.com
-세부 커리큘럼-
1. 시작 시점 기본 과제
1)뇌스트레칭 A4 1장 가량
2)구체적으로 쓰기 키워드 2개 합쳐서 A4 2/3장 가량 (교본의 스피노자 48가지 감정 활용해서 할 것)
3)교본요약: 하루 4강씩 요약
복붙 금지. 읽고 머리에 남은 것을 최대한 간략히 정리할 것
그래야 해당 지식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 것이 되고, 그저 단순히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 쓸 때 써먹을 수 있는 실전적 기술의 근거가 된다.
-> 교본 요약 마치면 작문 자료 전달 -> 하루에 작문 5편 분석 -> 작문 분석 완료 후 로그라인과 개요짜기 돌입 -> 통과된 걸로만 작문 본문 쓰게 될 것임
<작문 분석법>
“절대로 버릴 수 없는 것”
1) 로그라인
.미션형ﾠ
주인공 수식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사람조차 없는 나.
욕망: 죽고 싶지만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방해물(사람, 세력): 죽을 장소, 멋들어지는 유서, 슬퍼해 줄 사람
2) 개요 분석-
-서 : 자살을 결심함. 하지만 멋지게 죽고 싶음.
- 본 1 : 타워팰리스에서 죽기 위해 돈을 모음
- 본 2 : 멋진 유서를 남기기 위해 작가가 됨
- 본 3 : 외로운 죽음이 되지 않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듦
- 가결 : 드디어 죽을 준비
-꺾기: 그러나 내게 소중한 것들이 너무 많이 생겼음
-진결: 죽지 않음. 잘 살아야지
3) 훅, 홀드, 페이오프 분석
훅 : 멋진 자살하고 싶다는 미션
홀드 : 죽을 장소, 유서, 사람으로 점층 되는 과제들.
페이오프 : 멋지게 죽고 싶다는 욕망은 사실 자살하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 아닐까?
4) 개선점 제시
사실 타워 팰리스에서 죽고 싶다고 10년을 일해 10억을 버는 것은 연봉 1억이란 소리인데 왜 죽지란 생각이 듦. 뭔가 작위적이면서도 괜찮은 느낌이다. 피드백에 블랙 코미디에서 말도 안 되게 이야기가 진행돼도 상관 없다고 적혀있다. 작위적이라고 느껴지는 기준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나는 매일이 크리스마스였다라고 피드백에 나와 있는 대로 고치면 정말 멋진 글이 될 것 같다.
5) 해당 작문에 대한 25자평
작위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밌는 글.
2.독후감
주말엔 반드시 희곡, 시나리오 작품을 2편 읽은 후
월요일에 추가 과제로 독후감 2편을 제출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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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예시 : 아래 분석 방법과 분량을 기준 삼아 작성할 것
[시나리오]
파이란 ★★★
. HOOK
위장결혼 한, 얼굴도 모르는 아내가 죽어버린 남성. 그가 느끼는 감정.
.HOLD
강재의 한심한 모습, 유머 유발.
아등바등 살아가는 강백란의 안타까움.
강재와 경수의 현실적인 형제의 모습. 유머 유발.
조선족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유발.
얼굴 한 번 못 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납득이 안 가지만, 왜인지 영화 속 인물들에겐 공감이 생긴다.
친구에게 존댓말을 쓰는 강재의 안타까움.
욕설의 유머.
.PAY OFF
우리가 말하는 아름다운 사랑만이 사랑이 아니다.
.주제
강재에게 강백란은 구원이었다.
.명대사
[강재]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아쉬운 점 (5줄)
.자유서술 (5줄)
위장결혼을 해준 고마움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들어선 것이 납득이 안 가기는 하나, 영화가 말하는 바는 ‘사랑’이 아닌 듯하다.
영화는 강재로부터 강재로 끝난다. 우리 사회의 강재들은 어떤 형상을 띄고 있을까.
동네 양아치, 3류 양아치라는 타이틀을 달고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는 사회에서 구원은 어디에 있을까?
그 구원이 사랑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나를 진심으로 들여다 봐주는 사랑, 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해주는 사랑, 나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사랑.
이 사랑들은 강재를 바꿀 수 있었다. 그가 돈없이 고향에 내려가는 것을 택한 것처럼, 강재는 사랑으로써 ‘양아치’에서 ‘사람’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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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본 작문량
-매주 금요일에는 반드시 작문 한편을 기본 과제에 덧붙여, 추가해서 보낼 것
-실력 점검 차원에서 보내라 하는 것이므로 잘 쓰려고 하지 말 것
-작문량은 점차 매우 많이 늘려나갈 것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