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둔 하늘 아래 쏜살 같이 날아가는
저 불빛의 근원지는 밝은 하늘의 잉여물이라는
어떤 이의 주장을 접해본 적이 있다.
나는 귀를 막는 걸 즐겨 한다.
느릿느릿한 고립을 자처한다.
시끄러운 데를 싫어하지 않는데,
그건 오직 내가 나 스스로를 그러한 공간에 배치하기로
맘 먹었을 때만이다.
노화가 한창 중인 늙은 수컷은 내게 퍽퍽한 질감의 부탁을 권유했다.
달콤한 말로 속일 수도 있었지만 나는 지옥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했다.
헥헥 거리는 개마냥 내달리고 내달리고 내달려도
벗어날 수 없는 울타리 근경에서 나는 어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나는 그땐 귀를 막지 못 했다. 그 누구에게라도 내 중력의 극히 일부라도
의탁하고 싶었던 비루했던 시절엔 아무리 적막한 곳에 있어도
굉음이 들려왔다. 그래도 귀를 막는 법을 몰라, 막지 못 했다.
허망한 나날이라 여기며 기꺼이 울타리를 쳐부수고 나온 바깥.
나는 이제 좆이 됐다 중얼거리며 오줌을 갈기면서 영역을 표시해봐도
그 누구의 인정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럴수록 운을 나는 믿기 싫었다.
운이 있는 거라면, 내가 유쾌할 수 없는 잉여라는 게
합리화 되니, 나는 운이 아니라 노력, 인간의 노력에
신빙성을 두며 바깥에서 크게 짖지도 못 하고 살려달라며
왈왈. 작게, 거의 안 들리듯이, 신음하듯이 소리쳤다.
그때 내 머리 위로 스쳐지나간 그 불빛은 무엇이었을까.
지옥은 왜 재수 없게 여기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