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나는 모든 파워를 잃은 것 같았다.
술을 매일 먹었다. 그렇게 마시다가 죽게 되면, 죽어야지, 뭐, 라는 심정이었다.
내가 비비고 있던 공연판에서 나는 퇴출을 당한 것 같기도,
아니면 그냥 내가 떠나버리기로 한 것 같기도, 했는데
기존 내 세상이 여하간 사라진 기분이었다.
나에겐 야심이 있었다. 세상의 그 무언가를 바꾸고 싶었지만,
역부족인 것이 여실히 증명되었는데
내가 기댈 곳은 없었다.
그 사람들은 이제 내 편이 아닌 게 확실했고,
가족들이 무심결에 행하는 폭력엔 지쳐버렸었다.
복수하고 싶었다.
최후의 한방이라 여기고
락의기원, 이라는 공연을 또 준비하기도 했었다.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엎어졌고,
회사를 만들어서 대표이사가 되었으나
나는 경영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기에
원하는 걸 이 회사에선 할 수가 없었다.
그후론 니주, 창작과탈지옥, 같은 이름의
회사를 만들려다가 포기했다.
드라마를 써야 하는 건가, 해서 시도도 해보다가
3년이 지났다.
나의 파워를 생각해본다.
실패와 실수를 잊는 건 나의 파워가 아니다.
그걸 기억하는 것도 나의 파워가 아니다.
나는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쩔쩔맸다.
그저 계속 시도해보려 발악한 것.
그것이 나의 파워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었다.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은 지독하게 불공평한 곳이다.
그런 곳에 내가 있다. 원래 그러한 곳이니
그러려니 할 수는 없다. 이제 내 몫을 가져가야 하겠다.
안 내놓겠다면, 내놓을 때까지 시도를 하고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기댈 곳이 없었으므로,
나는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이 엉망진창인 세상에 반드시 복수를 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