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근들>
티브이를 켠다.
조문근은 어떻게 되었는가.
서인국의 근황은 알겠다.
조문근은 도대체 어떤 아침과 어떤 밤을 어떻게 보내고 있느냔 말이다.
나는 그의 팬이 아니다.
누구도 나의 팬이 아니니, 나도 누구의 팬일 수 없다.
그리고 그 부지기수의 팬들은 종적을 감췄다.
조문근들에게도 팬이 있었다.
젬베들은 울지 않는다.
조문근들로 사느냐, 서인국들로 죽느냐.
내가 아는 조문근들은 그래도 살아갈 것이고,
태반이 나보다 잘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 어디로 갔는가.
썩 괜찮은 점심을 먹으라고, 영문도 없이,
길학미와 김국환과 김주왕과
어디서든 살아가는 슈퍼스타의 지인들에게 안부를 보내본다.
티브이를 켜놨는데, 아직 끄지는 말자.
오늘부터 조문근들의 팬을 자초하기로 하고나서야,
나는 비로소 티브이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