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거창한 것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아내고
그것을 정말로 하고 싶었다. 근데 그게 하필 소위 말하는 거창한 것이었나.
-자꾸만 안 된다는 세상 안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고, 그게 다였다.
그뿐이었다855555555586( <-유순이가 키보드 밟고 지나간 흔적)
-이제 와서 더듬어 보니 나의 가장 큰 재산은 자꾸만 실패했던 그 구체적 사례에 대한 기록인 것 같다
-누굴 무서워 해야 하는지, 누굴 외면해야 하는 것인지, 무엇에 의지해야 하는 것인지, 희박하게나마 고민할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이렇게 내 나름의 태릉선수촌을 마련하고, 나는 계속 고민하면서 놀고 있었다. 여기에 거창한 말들이 적혀 있다면, 그건 내가 거창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거창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는 그것을 받아 적었을 뿐이라고 맞받아치겠다
-언젠가 맘도 몸도 내 주변 환경도 모든 것이 쾌적한 그런, 베스트 데이는 오지 않는다
-이 와중에 온수 안 끈 게 눈에 들어온다. 나는 온수 버튼을 누르러 가야겠지
-조달은 되는 것이 아니다. 조달은 해야 하는 것이다
-수동체가 아니라 능동체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써야 하며 살아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글을 쓰는 거다. 백수짓에 가깝게 아무짓도 안 하다가 기습적으로 이거다 싶은 것을 써버리고 싶다
-거창한 걸 쓰고 싶을 땐 거창한 것을 쓰고 싶고, 하찮은 걸 쓰고 싶을 땐 하찮은 걸 쓰고 싶다
-자유라는 단어에는 피와 땀과 눈물이 묻어있다
-이 와중에 유순이의 몸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런 면에선 지금은 환호해야 할 때다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펼쳐지는 모든 일들이 완전공개는 되지 아니 하고, 그 때문에 작금 일어나는 변화의 총량은 잴 수가 없으므로 미래란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미래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이유의 핵심은 정보의 비공개, 혹은 미공개인 것이다
-역으로 모든 정보가 모두에게 공개되고, 그 정보를 잘 다룰 수 있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미래는 예측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나는 나조차 잘 모른다는 것
-인간은 인간을 잘 모른다
-그러니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더라도, 그 정보는 틀린 것일 수도 있고, 그 정보에 대한 해석도 틀릴 수 있을 터
-나는 나를 잘 모른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에서 앎의 여정은 출발한다
-나는 매일 출발한다
-매일 출발, 그리고 매일 실패
-나는 매일 출발하고 매일 실패한다. 이것이야말로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미덕이다
마그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