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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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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털 시너리 <Solitude> - 김봉민의 작가는 뇌스트레칭

by 김봉민 2017. 4. 5.

<뇌스트레칭>

가급적 가사가 없는 음악을 틀고, 그 음악을 들으며 최대한 자유롭게, 거의 방종에 가깝게, 

짧은 문장의 글을 쓰며 표현력을 기르는 글쓰기 연습법 


*주의: 잘 쓰려고 하면 안 됨. 이건 어디까지나 연습이니까, 그리고 장난이니까, 

또한 세상을 살며 그냥 못해도 되는 거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되는 거니까. 

 




.비 오는 날, 언젠가부터 그냥 그러려니 한다 


.대학 다닐 땐 아주 싫어했다 


.저기압으로 인한 두통과 신발이 비에 젖는다는 점 때문이었다 


.비 오는 날 나와 창권이에겐 묵언의 약속이 있었다. 술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육갑인 동시에 낭만이기도 했다 치자 


.이제 비가 와도 괜찮다 


.오늘치의 무언가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하며 산다 


.내가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 같소? (네) 


.날씨의 영향을 어쨌든 사람은 안 받는다고는 못 하겠다 


.영향의 정도가 중요하다 


.강준만 교수의 '이중개념론자'가 내게 끼친 영향은 삼중 사중 오중의 공고한 내 무지에서 비롯된 혼탁함을 완화시켜주었다 


.'올바른 오타 같은 사람'이라는 표현은 내가 내 여자친구를 보며 생각한 말이며, 해당 표현에 대한 저작권 보호는 누구라도 해줄 필요가 없으나 대신 내 여자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아예 안 가지면 안 될 일이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라고? 그건 하수다. 


.글은 온몸으로 밀어부쳐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 


.존경할 만한 인간들이 지나간 곳엔 존경할 만한 문장들이 남겨진다. 


.누군가의 인생은 화장실 낙서 같겠지만, 화장실 없는 세상은 없다. 광의적으로, 약간 지나치게 해석하자면 세상은 거대한 화장실이다.  


.필요하다면 나는 당신의 무한한 두루마기 휴지가 될 각오다. 


.비가 오는 날엔 우산을 사다 줄 것이고, 


.우산 살 돈이 없으면 우산에 해당하는 것을 제작할 것이다 


.어떤 똥은 항문으로 싸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눌러앉아 온몸으로 누는 것이라 치자. 어떤 눈물도 눈이 아니라 온몸이 쥐어짜서 온몸으로 흘리는 것이다. 어떤 땀도 마찬가지다. 


.필요하다면 나는 당신의 무한한 두루마기 휴지가 될 각오란 말이다. 


.두통이 가장 심할 때 두통 없는 상태를 가장 그리워했고, 신발이 젖었을 때 젖지 않을 신발을 바랐다. 


.앞으론 그걸 리얼 월드에서 경험한 후에 그리워 말고, 바라지 말자.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미리 리얼월드에서 펼쳐지는 것을 예방하자. 


.인간은 상상이다. 상상은 고통이다. 고로 인간은 고통이다. 


.그러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끼리는 행복한 것이다. 


.우리끼리는 행복할 것이다.


.노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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