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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재미란 무엇인가? - PD 공채 언론고시 합격 작문, 자소서, 기획안 / SBS 작문 합격법

by 김봉민 2017. 2. 2.


일단, 위의 링크를 눌러서 읽어보길 바란다.

오늘은 재미란 무엇인지 알아볼 생각이다. 

무슨 내용의 작문을 쓰든, 재미가 없다면 합격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PD로서 가장 재밌는 작문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로버트 맥키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라는 책에 수록된 내용이다.


첫 번째로 hook. 참신함이다. 

다른 것들과 구별되게 하는 힘이다. 

hook을 만들기 위해서는 글을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글을 쓰기 전, 개요를 짜며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장착해야 한다. 글을 쓰면서 장착할 수는 없다. 

사전 작업- 개요짜기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hold.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다. 

글에서는 웃음과 서스펜스 같은 요소가 존재하면 끝까지 읽는 힘이 발생한다. 

hold를 이루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등장인물을 만들어 내거나, 

집중을 깨트리는 비문을 쓰는 것을 피해야 한다.

맞춤법을 많이 틀리는 것도 hold를 무너트리는 요소다. 

글을 쓸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사항이다. 

가장 다룰 것이 많고, 폭이 넓은 것으로서 첨삭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으면 많이들 헷갈려하는 부분이다. 


세 번째로 pay- off. 로버트 맥키는 ‘카타르시스’라고 표현했으나, 됐다. 

너무 어렵다. 간단히 말해, 글이 끝난 후에도 

그 글을 읽은 사람으로부터 계속 언급되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언급되는 일이 없었다면, 

그것은 pay off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좋은 영화가 흥행하고, 좋은 예능의 시청률이 높은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입소문은 pay off가 발현되는 가장 주된 양상이다. 

그 영화 별로다, 라는 식의 악평은 pay off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선플만 pay off가 있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심사위원이 작문을 읽은 후, ‘이 친구는 면접 때 불러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pay off가 작용했다 할 수 있다. 


hook은 글의 초반, 

hold는 초반부터 끝까지, 

pay off는 결말에서 글이 끝난 이후까지 이어진다.


훅, 홀드, 페이오프는 비단 우리가 쓰려는 작문만의 문제가 아니다. 

TV 예능, 드라마, 다큐에도 있다. 영화도 물론이다. 

소설도 마찬가지이며, 세상 모든 콘텐츠. 심지어는 아이폰, 갤럭시에도 있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서 이 훅, 홀드, 페이오프가 있다. 

다만,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별로’인 것이 있다면 도태되는 것이다. 


MP3를 생각해보자. 처음 나왔을 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아이폰을 위시한 다양한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일단 ‘훅’이 떨어졌다. 

그러면서 홀드(스마트폰을 쓰는데 굳이 MP3를 갖고 다닐 이유가 사라졌다)와

페이오프(갖고 다니면 사람들이 아직도 그런 거 갖고 다니냐는 식으로 바라본다)가 

모두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사실상 아무도 안 쓴다. 


훅, 홀드, 페이오프는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자소서를 써본 사람은 금방 알 것이다. 


나의 훅은 무엇인가? (나는 작가이며, 글쓰기 강사다)

홀드는 무엇인가? (솔직한 편이어서 상대방을 위한 직언을 아끼지 않는다)

페이오프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괴로움에 직면했을 때 나를 찾는다)


훅, 홀드, 페이오프는 생각보다 심오하다. 

두고두고 머리에 박아두고 세상을 바라보면 이전까지의 세상과는 

분명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아래의 작문을 읽어본 후, 

훅, 홀드, 페이오프를 분석해보자. 

내가 가르친 학생이 쓴 작문인데, 훅과 홀드 페이오프가 명확하다 = 재미가 있다!


제시어: 서울


서울 최고의 양계장으로 불리는 일명 ‘샤 양계장’.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수준 높은 닭들이 모인다. 햇빛이 쨍쨍인 오늘. 이곳 ‘서울 양계장’은 유난히 닭들이 시끄럽다. 양계장 주인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다들 제각각 자신의 이야기를 꼬끼오~ 꼬끼오 꼬꼬꼬 거리는 것이다. 한번 닭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지금 제일 시끄럽게 울고 있는 저 닭은 ‘수탉은 배 암탉은 항구 양계장’ 출신의 닭이다. 

“마! 내 사는 양계장에서 나가 한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으요~. 나가 이렇게 양계장 주인이 들어오므는 달리기 함 해주고 먹이도 맛나게 묵고 평소 점수를 많이 따놨지~. 평소부터 이 서울 양계장에 들어오려고 차근차근 잘 준비해왔단 말이여. 느그들도 월말 평가 했제? 마, 내는 즌부 만점이여 만점!” 


갑자기 날지도 못하는 날개를 푸드득 펼치며 날아온 저 닭은 ‘EXPO 밤바다 양계장’ 출신이다. 질세라 꼬끼오 꼬꼬꼭 외치고 있다.

“시방 여기 오려고 징하게 고생했다잉~. 나는 거 모범을 보였더니 양계장 주인이 추천해줘가꼬~ 여 서울 양계장 왔제! 다른 닭들이랑 다르게! 행실 바르게 깃털 좀 정리해주꼬, 주인이 나오라 그러문 나오고 드러가라하믄 들어가고 시키는대로 했더니 양계장 대표닭 추천서를 써주더라잉~. 나 보낼 땐 주인이 자랑스러워하면서 눈물을 흘리드라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려온 ‘호두과자 먹는 양계장’ 출신 닭이 말하려는 듯하다.

“우리... 주인이 말하길 지역마다 ‘샤 양계장’으로 올 수 있는 수가 정해져있다고 하던디유. 그래서 지는 우리 지역 출신 닭들이랑 경쟁을 했지유. 그서 1등을 해서 이리로 왔슈.”


저기 고상한 척 털을 휘날려주며 다가오는 닭은 ‘강남8학군 양계장’에서 온 닭이다.

“뭐 나는 너희처럼 1등을 했거나 모범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어. 공부했지, 공부. 우리 양계장에는 이곳 서울 양계장에 올 수 있는 일종의 매뉴얼 같은 게 있어. 그걸 소리내서 읽어보기도 하고, 열심히 외웠지. 그런데 움직이면서 하지 않았어. 살이 얼마나 찌는가가 그 매뉴얼을 잘 따랐는가의 척도가 되기도 했거든. 나는 월말평가 성적은 안 좋았지만 치느님능력시험 성적이 좋아. 그래서 여기 있지.”


계속해서 닭들이 자기 이야기를 꼬끼오 꼬꼬꼬 하고 있다. 오늘 안에 끝날 것 같지 않다. 그 와중에 자리를 비웠던 ‘샤 양계장’ 주인이 전화를 받으며 들어온다. 


“아 예 오늘 200마리요.”


‘샤 양계장’ 주인은 닭들의 모가지를 잡고 칼로 내리치고 깃털을 뽑는다. 가뜩이나 구분하기 힘들었던 닭은 다 똑같이 목이 잘리고, 껍질이 벗겨져 더욱 구분하기 힘들어졌다. 잘려진 닭대가리들은 쓰레기통에 차곡차곡 쌓였다.     


그렇게 관악산 자락에 모였던 엘리트 닭들은 평범한 닭이 되었고, 튀겨지고 치킨으로 탄생한다. 그리고 주문자가 원하는 맛으로 칠해졌다. 후라이드, 양념, 간장, 치즈.... 엘리트로 자랐던 그들은 서울의 중심 한강에서 인간의 지방으로 축적되었다. 


-끝-


위 작문의 훅, 홀드, 페이오프는 무엇일까?


<서울닭>

훅: 사투리 쓰는 의인화 된 엘리트 닭들, 서울대를 양계장으로 표현함

-참신함이 있다. 없지 않다. 



홀드: 사투리를 통한 말투의 다양함과 약간의 웃음 

-웃음과 서스펜스는 해당 이야기를 계속 읽게 하는 대표적인 홀드의 한 부분이다.


페이오프: 대한민국의 냉엄한 현실

-결말부에 잔혹하게 끝나면서 그 이전까지 흘렀던 유쾌함과 대비되며 기억에 남는다.


이렇듯, 훅과 홀드, 페이오프를 잘 기억하고 자신의 작문엔 훅이 있는지, 

홀드가 부족한 건 아닌지, 페이오프가 약한 건 아닌지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  막막하기만 했던 언론고시 작문 준비에 도움이 분명히 될 것이다. 



*다음번엔 '작문도 디자인이다'를 주제로 

작문을 좀 더 맛깔나게 쓰는 법을 알아보겠다. 











www.odosi.net

www.odosischool.net



4강. 재미란 무엇인가? - PD 공채 언론고시 합격 작문, 자소서, 기획안 / SBS 작문 합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