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스트레칭>
가급적 가사가 없는 음악을 틀고, 그 음악을 들으며 최대한 자유롭게, 거의 방종에 가깝게,
짧은 문장의 글을 쓰며 표현력을 기르는 글쓰기 연습법
*주의: 잘 쓰려고 하면 안 됨. 이건 어디까지나 연습이니까, 그리고 장난이니까,
또한 세상을 살며 그냥 못해도 되는 거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되는 거니까.
.쓸데없는 것을 듣지 싫으면 그보다 덜 쓸데없는 것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덜 쓸데없는 것을 듣는 게 아니라, 무려 라디오헤드의 최근앨범을 듣고 있으니, 이 또한 호화라면 초호화라 할 수 있겠다.
.배워야 한다. 하지만 나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 사람한테만 배우고 싶다. 죽은 사람들한테 배우는 게 제일 좋겠다. 시공간을 가뿐히 넘어선 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쩌자고 내가 이런 일에 몰두하게 되었는가 궁금하면, 일기장을 보자. 거기에 그 근거가 다 적혀있다.
.이럴 땐 역도 선수가 되고 싶다. 다 들어올린 후 패대기 치고 싶다.
.내일 이사를 도와주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영은누나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는데, 내일 정말 이사 도와줄 생각을 하니, 일단 나에 대한 연민이 생긴다.
.양념된 커튼으로 롤을 말아서 그 위에 석유를 뿌린 후 입을 O자로 벌린 후, 쏙.
.며칠 전 꿈에 고등학교 때 아주 약간만 친했던, 남광우가 나왔다. 남광우. 이름이랑 생긴 거랑 참 잘 어울리는 녀석이었다.
.사기의 본질은 그것이 사기인 것이 티 안 나게 하는 것에 있다.
.진실의 본질엔 그것이 아무리 진실이라고 우겨도 안 믿는 놈들도 있다는 것이 포함된다.
.참을 만큼의 적당한 짜증이야말로 인생을 좀 먹는다. 폭발되면 인생의 전환점이 마련되는데, 이건 그냥 주구장창 스트레스만 유발시키니까.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터를 잡았다는데, 증거를 내놔라. 못 믿겠다.
.지금 이 시간에 병가의 경영전략 서적을 읽었으면, 아흑.
.가르치지 않고선 먹고 살 방법이 묘연하다는 건 절반짜리 괴로움이다. 먹고 살 방법이 있다는 거니까 하나짜리로 인정해주기 어렵다
.유쾌한 사람이 유쾌하지 않을 때의 모습을 봐야 그 사람이 진짜 유쾌한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거리마다 너의 모습이 보이는 건, 내가 아직 너를 기억해서가 아니라, 처연한 옛 유행가를 듣기 때문.
.저마다의 눈 먼 욕망. 누군가의 계략. 소수의 저항. 아무에게도 없는 희망.
.이제 고개 들어 나를 봐요, 우는 그대 더 아름다워 ; 비의 랩소디 가사
.나가고 싶다. 나가고 싶다.
.내 인생은 화장실 벽에 적힌 낙서.
.하지만 그 화장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그래봤자 낙서이지만.
.그래도 아름다워
.아름다워
라디오헤드
라디오헤드 Radiohead <true love waits> - 김봉민의 작가는 뇌 스트레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