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대 극작과 입시 준비하느라 다들 고생 많다. 근데 고생은 나만 하는 게 아니라,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을 꿈꾸는 모든 입시생들이 하는 것이니 합격하는 그 순간까진
그냥 그러려니 하자. 너무 요란 떨지 말자.
오늘은 실제 서울예대 극작과에 합격한 내 제자의 연습 작문 3편을 가지고 왔다.
아래 작문을 쓴 내 제자, 정말 어디 가서 밀리지 않을 정도로 고생했다.
그래. 그랬으니 합격을 한 거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징징거리지 말자.
징징거린다고 개선되는 건 하나도 없다. 그럴 시간에 글을 한 줄이라도 더 쓰자.
긍정적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며 감탄이라도 해봐라.
그것도 힘들면 코인노래방에 가서 노래라도 시원하게 불러보자.
그럼 전엔 못 했던 생각과 느낌이 네 안에 침투되며 새로운 국면이 마련될 수도 있다.
이 작문을 쓴 내 제자도 거듭 말하지만, 참으로 힘들어했지만, 자기 자신에게 지지 않았다.
그러한 내 제자가 쓴 아래 작문 3편이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의 길을 걷는 데 필요한 통찰력과 영감을 줄 거라고
감히 말해본다. 아래 모든 작문은 내가 직접 쓰고 배포한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작문 합격 교본을
기반으로 연습하고 노력하여 얻어진 결과물들이다.
시제: 비가 내리는 날에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제시하고, 그 풍경을 보며 슬퍼하고 있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시오.
제목: 불필요한 것인가, 필요한 것인가
"그거 내려놔."
"네? 이 헬멧이요?"
"넌 지금 가져갈 필요 없어."
소방관으로서 첫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내게, 상철 선배는 내가 들고 있는 안전 헬멧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출동에 헬멧은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 대체 무슨 문제라도 있단 말인가?' 의문을 품은 채 구급차로 빠르게 향하는 선배의 뒤를 따랐다. 그는 나를 보지도, 대꾸하지도 않았다. 그때, 강하게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은 바로 '텃세'였다.
소방서에 들어온 지 이틀도 안 된 신참 소방관,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지난 25년간의 꿈을 품고 이 자리에 섰다. '좋아, 내가 얼마나 유능한 소방관인지 증명해 보이겠어.'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수많은 구급차들이 몰려들고, 사람들은 혼란 속에 비명을 지르며, 불길은 더욱 거세진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불길 속으로 뛰어든다. 거친 숨소리는 오직 나에게만 들리는 간절한 외침과도 같다. 이제 곧 모두 나를 온몸에 검은 재를 뒤집어쓴 채, 거센 불길을 헤치고,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번쩍 들어 올리는 **'우리 시대의 영웅'**으로 기억…
"저기, 시간 없는데 빨리 문 좀 따주시면 안 될까요?"
영웅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나는 열쇠를 땄다. 그렇다, 바로 그 잠긴 문 열쇠 말이다. 뜨거운 방화복 속에서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가는 와중에, 대동아파트 101동 1001호의 문을 따고 있었다. 신고자는 20대 여성. 소개팅 시간에 늦었다며 잠긴 문을 서둘러 열어달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아니! 열쇠 수리공을 부르지, 돈 한 푼 아끼겠다고 소중한 소방 인력을 낭비하다니!' 속으로 외치고 싶었지만, 그래, 이것 또한 시민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소개팅 남자가 어쩌면 그녀의 운명일지도 모르니, 우리가 그 운명을 지켜줘야지. 다음 출동은 분명 소방관다운 업무가 주어질 거야.
"거기 좀 깨끗하게 닦으세요."
그리고 나는 의자를 닦았다. 대통령 취임식장에 놓일 의자들이었다. 대략 천여 개는 족히 되어 보이는 의자들을 나는 아주 열심히, 먼지 한 톨 남김없이 닦고 또 닦았다. 경호원은 이런 나의 노고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때 낀 목을 긁적이며 한 손엔 무전기를, 다른 한 손으론 의자를 가리켰다. 화가 치밀어 굽혔던 허리를 펴고 그에게 한마디 하려 일어서는데,
"야, 이 자식아. 승질 좀 죽여."
내 옆에서 함께 의자를 닦고 있던 상철 선배가 말했다. 그리고는 일이 끝나면 소주 한잔 하자며 피식 웃었다. 다음엔 분명 제대로 된 임무를 맡게 될 거라며, 처음 부리던 텃세는 온데간데없이 선배는 나를 위로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소주잔을 기울였고, 다음 출동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 시작되었다. 우리는 하수구에 빠진 고양이를 구하러 가는 길이었다. 회색빛의 작은 새끼 고양이라고 했다. 자칫 잘못하면 빗물에 익사할 위험이 있었기에 더욱 속도를 내야 했다. 그래도 처음으로 **'생명'**을 직접 구출하러 가는 길이었다. 부상당한 사람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 외에, 직접적인 구조 활동은 처음이었다. 부흥로 변에 구급차를 세우고 고양이가 빠졌다는 하수구로 향했다. 맨홀 아래에서 '야옹, 야옹' 하는 가녀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세찬 비를 맞으며 맨홀 뚜껑을 열었고, 한참 밑바닥에 새끼 고양이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마 떨어지면서 다리가 부러진 모양이었다. 나는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 흙탕물을 밟으며 고양이를 구해냈다. 다시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는데, 고개를 들자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보였다. 그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아, 어디라도 불이 났으면 좋겠다.'
소방관이 직업인 사람이 말이다. 물론 비가 오기 때문에 그 확률은 극히 희박했지만. 내가 올라오자 신고자는 내가 새끼 고양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며 인터넷에 올려도 되는지 물었다. 비를 쫄딱 맞은 채 약하디 약한 생명을 구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면서. 아름다운 모습, 생명을 구하는 일은 언제나 고귀하다. 열쇠를 따는 것 말고, 의자를 닦는 것 말고, 한 생명을 살리는 일 말이다. 나는 그때, 어쩌면 조금 슬펐던 것 같다. 아니, 조금보다도 훨씬 더.
다시 출동 명령이 내려졌다.
옥상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는 남성을 구조하러 가는 길이었다. 나는 출동 시 필수 구비 물품인 안전 헬멧을 들었다가, 곧 다시 내려놓았다.
"거 봐. 내가 필요 없다고 했잖아."
정작 필요한 것이 때로는 필요 없어지는 현실이, 마치 '나', 아니 '우리 소방관'들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시제: 다음의 단어들 중 최소 5개를 고르고, 그것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만드시오(고른 단어 5개는 작문 맨 처음에 제시하시오)
피시앤칩스, 초밥, 카레, 헤비메탈, EDM, 탱고, 차파오, 래쉬가드 ,바바리코트 ,스킨헤드, 공시생, 동성애자, 햄릿, 호머심슨, 돈키호테
선택 단어 : 햄릿, 카레, 바바리코트, 공시생, 동성애자.
제목: [햄릿은 말했다]
햄릿이 던진 질문: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에 나오는 이 유명한 구절은 영어영문학도인 내게 필독서였다. 햄릿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인생이란 본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외로운 여정이지 않은가. 그래, 지당하신 말씀이다.
'띠-딕! 띠-딕! 띠-딕!'
전자레인지의 규칙적인 알림음이 울린다. 읽던 햄릿을 덮고 전자레인지로 향했다. '3분 카레'라고 적힌 포장지를 꺼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레. 일단 죽느냐 사느냐보다는 내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급선무였다.
인스턴트 밥에 카레를 붓고 책상에 앉아 낡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책 모서리가 너덜너덜해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
'10년 안에 내 집 마련하기'
이것이 나의 목표이자 꿈, 그리고 삶의 신념이자 행복의 종착지였다. 물론 나의 목표는 '10년 안에 예쁜 아내와 함께 살 집 마련하기'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일주일 내내 인스턴트 카레로 끼니를 때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끼면 아낄수록 좋다. 어차피 3만 원짜리 파스타를 먹든 3천 원짜리 카레를 먹든 결과는 똑같은데, 굳이 비싼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을까. 나는 책을 읽기 전에 가위로 김치를 쭉 잘라 밥 위에 올렸다. 역시 아버지의 복수와 명예를 위해 칼을 휘두르는 햄릿보다, 당장의 김치를 자르기 위해 가위를 휘두르는 내가 더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는 것 같다.
벌써 날씨가 쌀쌀해졌다. 내 집 마련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현실에서, 가난한 대학생인 나에게 값비싼 옷은 분명 사치였다. 매일 한 끼에 5천 원을 넘기지 않는 식사를 하다 보니, 옷 한 벌 살 돈은 충분했지만 지금은 미래를 위해 저축해야 할 시기였다. 동네 친구 재선이는 가을이니 바바리코트라도 한 벌 장만하라고 권유했지만, 어차피 나중에 다 늘어날 옷 비싼 거 입어봤자 뭐하나? 나중에 여자 친구 생기면 옷 한 벌 사달라고 하면 되지. 얻어먹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얻어먹고, 아낄 수 있는 건 최대한 아껴야 나중에 나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 법이다. 재선이는 푼돈이라도 아끼려는 내가 불쌍하다며 혀를 찼지만, 글쎄.
10년 뒤엔 네 통장에 찍혀있는 액수보다 내가 모은 돈이 십 원이라도 더 많을걸.
대학을 졸업했다. 피나는 노력 덕분에 대학생치고는 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대략 3천만 원 정도. 아직 집을 마련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취직만 한다면 금세 해결될 문제였다. 나는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시생이 되었다. 월급이 박봉이라지만, 잘 아껴 쓴다면 최고의 직업임이 분명했다. 낙방과 필기시험 합격을 반복하며 2년이 흘렀다. 이제 한 번만 더 도전하면 분명 합격할 거라는 확신이 들 무렵이었다. 그때쯤이었나. 나의 유일한 친구였던 재선이는 그렇게 사는 게 안 힘드냐며 내게 여자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사람들이 나를 동성애자로 오해한다며, 여자 좀 만나라고 만날 때마다 잔소리를 퍼부었다. 나는 그때마다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여자친구? 연애하는 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미쳤다고 그걸 해. 나중에 집 마련하면 네가 소개해준 여자보다 백배는 예쁜 여자랑 결혼할 수 있어."
그리고, 나는 두어 번 더 시험을 본 후에야 9급 공무원에 최종 합격했다.
스스로 약속했던 10년이 흘렀다. 마침내 내 집을 장만했다. 옥련동에 있는 작지만 둘이 살기엔 충분한 24평대 아파트였다. 자랑스러웠고, 집 안에 들어설 때마다 행복감이 밀려왔다. '해냈구나, 해냈어. 정말.' 취직해서도 대학생 때와 다름없는 생활을 유지했다. 외식은 자제하고, 양복 한 벌로 회사에 다니며, 흔한 소개팅조차 받지 않은 채.
그렇게 노력하다 보니 서른한 살이 된 지금, 빚 없이 집을 마련한 건 내 주위에 나 하나뿐이었다. 정말 나 혼자였다. 당연한 결과였다.
내 주위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으니까.
짠돌이 같은 남자를 좋아해 줄 여자는 세상에 없었다. 연애 경험 전무한 내가 여자를 유혹할 리 만무했고, 배 나온 9급 공무원에게 들어오던 선자리도 이젠 끊기고 말았다. 또한, 나의 유일한 친구였던 재선이는 이제 내가 그보다 십 원이라도 더 모았는지, 덜 모았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10년 전 내가 했던 말처럼, 얻어먹을 건 얻어먹고, 아낄 건 아낀 내게 정말 무언가 돌아오긴 했다. 내 명의로 된 아파트 한 채, 그리고 그 공간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후회, 외로움, 허망함 같은 것들.
햄릿에 이런 말이 있다고 했던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전엔 그랬을지도 모른다. 당장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시대를 살아가던 그들은 그것이 가장 두려웠겠지. 하지만 지금은 좀 다른 것 같다. 나는 이 문장에 한 글자를 더 적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죽느냐, 잘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막이 오르지도, 어디에도 적히지 않을 쓸쓸한 나의 독백이 이어졌다.
-끝-
제시어 : 상상력과 표현력을 발휘하여 다음 제시문을 이용하여 한편의 글을 쓰시오
<순서는 바꿔도 무관>
-그(그녀)와 함께 기차에 탔다.
-결혼식장에서 신랑신부가 손을 잡고 나왔다
-사진관에 오래된 가족사진이 있다
-창문을 열고 어머니가 쳐다보았다.
-밤은 어둡고 고요했다.
[그때가 좋을 때야]
밤은 깊고 고요했다. 모두가 깊이 잠든 시각,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리던 밤 기차는 늘 그랬듯 조용하고, 제법 운치가 있었다. 나는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산소가 있는 순천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결혼 후 처음 뵙는 어머니는 전보다 살이 좀 빠진 듯 보였지만, 무뚝뚝한 아들은 그저 "밥 좀 잘 챙겨 드세요"라는 말만 툭 던질 뿐이었다. 솔직히, 나는 몹시 지쳐 있었다.
결혼 후 떠안게 된 주택 대출금, 카드값, 그리고 그에 따른 잦은 야근과 회식의 반복. 요즘 추세는 '비혼'이라는데, 괜히 시대를 역행해서 이 고생을 사서 하는 건가 싶었다. 그때, 피곤함과 약간의 후회가 뒤섞인 내 애매모호한 표정을 본 어머니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우며 이렇게 말했다.
"아들, 그때가 좋을 때야."
어디선가 자주 들어본 말 아닌가 했더니, 지친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항상 듣던 소리였다. 내가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결혼식장에서 신랑인 나와 신부인 아내가 손을 잡고 입장하기 전까지는, 내게 미래란 암담하게만 느껴졌던 시절이었으니까.
대학을 졸업하고 막 스물일곱에 접어들었을 무렵, 나는 '사회'라는 거대한 벽에 엄청나게 부딪힌 사람 중 하나였다. 한창 불경기에 물가는 치솟고,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는 최악의 'N포세대' 중심에 서 있었던 나는, 그때쯤 캠퍼스를 거닐던 과거의 나를 몹시도 부러워했던 것 같다.
'그때 여행이나 연애 좀 실컷 해볼걸.'
'그때 토익이나 토플 점수 좀 미리 따놓을걸.'
'그때, 이 청춘의 시절이 얼마나 소중한 때였는지 생각하면서 좀 살아볼걸.' 하면서.
음, 이렇게 말은 하지만 대학생 때 나는 그다지 잘 노는 축에 속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어영부영 공부해서 어영부영 성적에 맞춰 대학에 오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아랍어과에 진학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았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여행이나 연애도 제대로 해본 사람이 아니었다. 가끔 "선배, 밥 좀 사주세요" 하는 예쁜 후배들에게 지갑이 몽땅 털려도 좋다고 헤실헤실 웃던 철없는 놈이었다. 그게 나였다.
그리고 그때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막 입학하고 사진관에서 찍은 오래된 가족사진, 그게 마지막인 줄 알았다면, 그랬다면 더 잘해드렸을 텐데.
그래, 나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이렇게 살지 않을 거라며, 또 한 번 좋았던 **'그때'**를 회상했다. 나의,
낙엽만 굴러가도 배를 잡고 웃었던 고등학교 시절.
매일 아침 어머니가 창문을 열고 나를 보며 "아들, 도시락 가져가야지" 하셨던 그때 그 시절.
아, 물론 고3 스트레스로 인해 원형탈모가 생기긴 했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나는 독서실과 학원보다는 PC방과 당구장에 더 많이 출몰했던 학생이었다. 숨만 쉬어도 재미있었다. 게임 하는 건 더욱 재미있었다. '생각 없이 사는 게 이런 재미구나'를 나는 수험생 때 깨달았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원형탈모, 원인은 역시 '스트레스'였다.
내가 중학생 때만 해도 탈모에 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딱지치기와 구슬 따먹기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시절이었는데, 고등학생이 다 큰 어른처럼 크게 보이던 때가 있었는데.
나는 매 순간 나의 철없었던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그리워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아들, 그때가 좋을 때야."
'좋을 때'라.
내가 고등학생일 때는 중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었고,
대학생일 때는 다시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 나는 이미 지나가버린 대학 시절의 청춘을 그리워하고 있다.
매 순간 나는 '그때가 좋았지' 하며, 지나간 과거를 추억했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 좋지 않았던 시절은 없었던 것 아닌가?
보잘것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면 모두 나의 소중했던 시절이었다.
가장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남은 건 늙어가는 몸과 대출금밖에 없다고 생각한 순간,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순천으로 향하는 밤 기차를 탄 이 순간을,
20년 뒤의 나는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 그때가 좋을 때였지."
-끝-
오늘 소개해 준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 작문 세 편이 네 입시 작문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서
울예대 극작과 입시는 단순히 글쓰기 실력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시각과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들을 통해 얻은 영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너만의 독창적인 입시 작문을 완성하라.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의 꿈, 이제 네 차례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의를 요청해라.
그리고 끝으로, 거듭 말하지만, 죽도록 노력하는 건 기본이다. 힘들다고 징징거릴 시간에
글 한 줄 더 쓰고, 좋은 책의 한 페이지라도 더 읽고, 좋은 영화를 본 후 그에 대해 사색하는 편이
인생에 이롭다. 징징이들의 미래는 이미 확정되어 있다. 참자.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안 쓰는 삶이 100배는 더 괴로워서 지금 이 길을 걷기로
결심을 한 것이니, 차라리 이렇게 내 꿈을 위해 뚜벅뚜벅 걷고 있음에 위안을 얻자.
그런 마인드로 임하면,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은 저절로 따라온다.
징징거리지 말자. 그럴 시간에 글 한 줄이라도 더 쓰자! ㅣ서울예대 극작과 입시 합격자 작문 3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