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트리트'라는 알앤비 그룹이 있었다. 몇 인조인지는 모른다.
노래 하나만 안다. <포 마이 러브>.
그 노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가사가
보낸 적 없는 그댄 거죠~~
인데, 그 가사 앞 뒤로 영어 가사들이 많아서
제대로 외우고 있진 않다만 2000년대 중반에 유행했던
소몰이발라드류 특유의 멜로디로 인해 전반적인 곡의 흐름은
머리에 남아 있다. 당시엔 노래방에서 몇 번 불렀던 기억도 있다.
오늘 카페로 바로 향해서 작업에 즉각 돌입하기엔
너무나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목적지 없이 자전거를 타고
아무 노래나 들으며 안 가본 저저저 자전거도로의 끝까지 가볼 심산으로
페달을 밟고 있는데, 그렇다. 내가 위에 엠스트리트를 언급한 이유가 바로 이거다.
<포 마이 러브>가 나오는 거다. 반가운 마음에
소리내어 따라부르는 소박한 추태도 부리며 3번 정도 연거푸 들었다.
이 노래를 노래방 가서 몇 번 불렀던 시기의 내 평균적 심정의 상태와
그 노래방에 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했던 평소에 자주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이건 아주 흔한 향수 사태란 건 안다.
어떤 노래의 한 소절, 또는 어떠한 독특한 향기나 냄새, 일테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그러한 상황에 의해 한 시절과 그 풍경을 떠올리게 되는 건,
매우 클리셰적인 사태란 걸 안단 말이다.
그리고 이게 클리셰라는 걸 알면서도 속절없이 당하게 되는 것도 인간의 생리인 거겠지.
정작 물어보지도 않을 거면서 마음 속으로 잘들 살고 있나, 라고 무의미한 안부의 말을
떠올려보는 건 아마도 나 자신을 위해서겠지. 그래야 내 맘 좀 편하지니까.
나는 그때 어땠나. 술 취한 채 외줄타기를 하는 심정이었다.
조금의 미화나 과장도 있을 테지만,
끈질기게 끝까지 나는 나를 위로하고 싶기에
이제 나는 참 잘살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라는 말도 나 자신에게 남겨보았다.
보낸 적 없는 그댄 거죠
이 가사가 조금은 스토커의 자기 항변처럼 느껴지면서
사실 보낸 적 있든 없든 가버린 것은 이미 가버린 것이고
가버린 것을 막아낼 재간은 없다.
그리고 그렇게 가버린 것을 떠올리며 이런저런 사념에 젖어들려 하는
다소 유치한 감상적 태도 역시 내가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에 대한 스토커라서 자꾸만 자꾸만
이런저런 핑계를 들먹거리며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일말의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