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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언론고시 공채/논술

논술을 위한 카메라가 되어 쓰기

by 김봉민 2024. 4. 23.

객관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을 좀 더 쉽게 말한다면, 

나의 주관은 최대한 덜어내고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는 그대로 쓰는 연습을 부단히 하면

객관적인 문장 서술로 인해 설득력을 확보해야 하는

논술에 있어 상대적 우위에 설 수 있는 문장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래 예시를 보면, 이해가 쉬워질 것이다. 

1) 카메라가 되어 쓰기 예시
-ASUS 노트북
하얀색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모양. 노트북 상판 정 가운데에 은색으로 ASUS라고 써있다.
글자를 중심으로 물 파장을 일으키는 모양의 홈이 나있다. 하지만 훨씬 자잘하다. 손톱 보다 얇은 간격이다. 노트북 뚜껑을 열면 화면과 자판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화면위에는 카메라와 알 수 없는 점 두 개. 아마 빛을 인식해 조절하는 역할 인 듯 하다.
그리고 위에 두 개, 양 옆에 하나 씩. 총 네 개의 얇은 고무가 엄지 손톱만한 넓이, 이어폰 줄 만한 두께로 있다. 충격 완화용 고무이다. 몇인치 인지는 모르지만 작다.
화면 아래 상판에 있는 것과 같은 은색의 ASUS. 그리고 옆에 동생이 붙여놓은 금색 집 모양 스티커. 술 먹으면 받는 전자파 방지 금 스티커다.
그리고 자판. 흰색 자판은, 본체 보다 조금 어둡다. 아이보리가 생각나는 흰색. 그리고 회색으로 글자는 칠해져있다. 만국 공통 Qwerty 자판, 작은 노트북이라 옆에 숫자 자판은 없다.
자판 아래, 정 가운데 마우스 패드가 노트북의 끝을 지키고 있다. 본체, 자판 과는 다른 재질. 좀 더 매끈한 재질의 마우스 패드. 좌우 마우스 구분은 회색선 하나로 표시되어 있다.
미니멀 하다. 그리고 마우스 패드의 오른 쪽엔 가장자리가 검고, 달아버린 스티커가 있다. 노트북에 관한 설명이다. 더 길어진 배터리 수명, 시원하고 쾌적한 팜레스트, 맑고 강력한 사운드. cpu와 odd에 관한 설명은 지워져 알아 볼 수가 없다.
노트북의 두께는 닫으면 오백원 짜리만하다. 왼쪽에는 충전 선과 인터넷 선, HDMI, usb, 이어폰을 꼽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오른 쪽 옆엔, USB와 sd카드를 꼽을 수 있는 곳이 있다.


- 내가 앉은 자리와 창 밖 풍경
길쭉한 원목 테이블, 의자가 딱 두 개 들어갈 수 있는 길이다. 테이블의 한 쪽은 창문과 직접 맞대고 있고, 사람들은 모두 일렬로 앉아있다. 내가 앉은 테이블 위에는 화면 크기 15.8인치의 하얀색 LG gram 노트북, 어두운 빨강색과 크림색이 체크무늬로 얽혀있는 16인치 크기의 노트북 파우치가 놓여있다. 그 오른쪽 편으로는 레몬 자몬 우롱차와 얼음, 레몬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컵이 있다. 이 컵은 위가 연두색 비닐로 밀봉 되어있고, 아래 투명한 플라스틱 컵 부분에는 노란 단발머리에 하얀색 얼굴, 빨간색의 눈과 입을 지닌 소녀의 얼굴이 프린트 되어있다. 소녀의 얼굴 좌측에는 갈색의 모서리가 둥근 글씨체로 happy lemon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이 글자 위에는 소녀의 눈과 입 색깔과 동일한 빨간색 말풍선 안에 하얀 글씨로 pure, fresh, qualiyy, healthy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컵을 감싸고 있는 낮은 채도의 노란색 컵 홀더에는 하얀색 글씨로 happy everyday!라는 글자가 써 있고, 그 아래로 컵에 그려져 있던 것과 동일 한 소녀의 얼굴과 해피 레몬 로고가 찍혀 있다. 컵에서 아래로 5cm 가량 떨어진 지점에는 검은색 G3 cat.6 휴대폰과 체리 핑크색의 루이가또즈 지갑이 위치해 있다. 지갑 옆에는 지갑과 한 쪽 귀퉁이를 맞대고 있는 하얀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때가 탔지만...) 에코백이 있다.

눈을 돌려 앞을 보면 커다란 통유리 창이 있다. 이 통유리의 맨 위 쪽에는 하얀색의 블라인드가 설치되어 있다. 블라인드는 창 위쪽부터 시작해 1/3 지점까지 내려와 있고, 블라인드 좌측편에는 지름 0.5cm 가량의 유리구슬이 흰색 끈에 꿰어져 있는 블라인드 조종선이 검은 철제 프레임을 따라 창문 전체 길이의 2/3 지점까지 늘어트려져 있다.

창문에는 비가 왔던 흔적을 보여주는 빗방울 자국, 손걸레로 창 안쪽을 닦은 자국, 사람들의 손자국이 어지럽게 찍혀있다. 똑바로 정면을 응시하면 내 모습이 거울 투명도의 50% 가량 정도로 나를 그대로 비춘다. 창문에 비친 나는 검은색에 가까운 흑갈색 긴 머리를 어깨 뒤로 모두 넘기고 하얀색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다. 쌍커풀이 있고, 동그란 코에 약간 상기된 볼을 하고 입술은 살짝 오므리고 있는 모습이다. 원피스의 맨 윗 단추는 풀어져 있고, 원피스는 네이비색 바탕에 흰색 꽃잎들이 여기저기 프린트 되어 있는 모양이다.

창밖으로 시선을 옮기면, 가장 좌측에 회색과 검은색 비율이 2:1 정도 되는 색감의 대리석 기둥이 서있다. 그 앞쪽으로는 ‘다이어트 전문가의 쥬비스’라는 핑크색 네온싸인이 있고, 그 옆으로도 글자가 더 있지만 대리석 기둥에 가려 더는 보이지 않는다. 핑크색 네온싸인 아래로는 ‘로미안 성형외과 IAM 아이엠 치과’라는 네온싸인이 있다. ‘로미안’은 주황색, ‘IAM’은 금색, 나머지 글자는 하얀색인데, 먼지가 수북이 쌓여 거의 회색으로 보인다.

아예 지상으로 시선을 떨어트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인파 속에 섞여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나름 가는 사람은 우측, 역 쪽으로 오는 사람은 좌측을 지켜서 질서정연하게 걷고 있다. 11번 출구를 기준으로 좌측 편에는 벤치가 길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현재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 중 내 시야권 안에 있는 사람은 15명이다. 제각기 다른 옷을 입고 있지만, 공통점은 15명 모두 긴 팔에 긴 바지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길을 걸어가는 사람 중에는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은 사람도 보이지만, 벤치에 앉은 사람 모두는 긴 옷차림이다. 벤치 뒤로는 키가 작은 이름 모를 나무들이 벤치를 따라 쭉 심어져 있고, 키 작은 나무 8개 당 하나씩은 키 큰 나무가 심어져 있다. 신기 한 것은 활엽수와 침엽수가 고루 섞여 심어져 있다는 것이다. 둘은 잘 자라는 환경이 각기 다른데, 여기서만큼은 모두 잘 자라서 초록색의 무성한 잎을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카메라가 되어 쓰기 훈련이 잘 된 언시생은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도 서술이 가능해진다. 

위의 예시들은 물리적인 형태를 갖춘 것들을 대상으로 카메라가 되어 쓰기가 시전 되었으나, 

아래 예시는 '기억'이라는 물리적 대상이 없는 주관적이고도 비가시적인 것을 객관적으로 서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 되어 쓰기]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머리에 떠올리고 그걸 받아적기 


연분홍빛 솜이불 위에 세 자매가 나란히 누워있다.

시계는 벌써 밤 10시를 넘겼다. 

가로 세로 55cm 크기의 정사각형 창문 두 개 뒤로 어둠이 짙게 깔렸다.

보일러로 따뜻해진 온기 때문인지 보랏빛 극세사 이불은 자꾸 발밑으로 걷어차인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굳이 이불을 끌어다가 한 살 터울 언니 위로 한 번, 내 위로 한 번, 그리고 쌍둥이 동생 위로 한 번씩 차례대로 올려준다.

이불은 세 자매 위에 한꺼번에 덮여져 있기 때문에 만약 언니가 발로 이불을 걷어차면 나와 동생 이불까지 함께 내려간다.

그게 재밌어 세 자매는 서로 돌아가며 이불을 걷어찬다.   

“에이, 장난그만하고~ 내일 학교가려면 빨리 자야지!”

방문 밖으로 빨랫감을 한 아름 들고 가는 아빠가 보인다. 

“벌써 10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안 자?”  

그런 무심한 말투가 재미있다고 세 자매는 베게에 고개를 젖히고 목젖이 보이도록 웃는다. 

입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다. 호흡을 따라가려 배는 위 아래로 들썩이다.

엄마는 잔소리를 하면서도 자연스레 나와 쌍둥이 동생 승희 사이에 앉아 들썩이는 배 때문에 꿈틀거리는 이불 위에 손을 얹어 가만히 쓸어준다.

“새학기에 어떤 선생님 만났으면 좋겠는지 기도는 했어?”

“아 맞다, 기도해야지!!”

엄마의 물음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세 자매는 모두 벌떡 일어난다.

가지런히 무릎을 꿇고는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눈을 꼭 감는다.

3~4초 간 정적.

“기도했다!”

언니가 먼저 외치고는 돌아눕는다.

나와 승희도 급하게 기도를 마치고는 상기된 얼굴로 다시 극세사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어느새 시간은 10시 30분을 훌쩍 넘겼다.

“자, 기도도 했으니까 이제 진짜 자야지~ 장난 그만하고~”

세 자매는 아직도 할 말이 많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엄마는 서둘러 방을 나서며 스위치를 딸깍 누른다.   

어두운 방 천장 위로 형광색 별, 달, 우주선 모양의 스티커가 반짝인다. 

형광 노란색이 어둠에 익숙해 연하게 보일 때쯤 세 자매 모두 곤히 잠든다. 

글을 잘 못 쓴다는 것의 의미는 다양한 측면에서 다뤄질 수 있으나, 

매우 쉽게 정리해서 말한다면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나는 글을 잘 못 쓴다  = 내가 쓰려고 하는 대상이나 사건을 활자화 시키지 못한다. 

카메라가 되어 쓰기는 그 대상이나 사건이 뭐가 됐든 어떻게든 활자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해주는 글쓰기 연습법이다. 객관적 서술을 통해 설득력과 논리력이 확보된 글을 써야 하는

아나운서 지망생들은 물론, 기자 지망생들에게도 매우 요긴한 훈련법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