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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공채/자소서와 멘탈

#1. 최종 합격용과 그렇지 않은 자소서만이 있을 뿐 [언론고시 자소서 업그레이드 시리즈] 기자 PD 공채 자기소개서 첨삭 윤문 ㅣ KBS, SBS, MBC, JTBC

by 김봉민 2023. 6. 24.

 

언론고시 공채 자소서에 대해 많은 이들이 제대로 알지 못 하는 게 있다. 

1차 서류 전형만 통과해도 다행이라 여기는 언시생들이 있는데, 

그런 순박한 자세와 태도로는 꿈에 그리던 공채 최종 합격을 이룰 확률이 

제로에 수렴하게 된다. 

 

1차 서류 전형 합격용 자소서 따윈 없단 말이다. 

오직 공채 최종 합격용 자소서와 그렇지 않은 자소서, 

단 2가지로만 자소서는 나뉘는 것이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럼에도 궁금해 할 이가 있을 수 있으니 

귀찮음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자소서는 1차 서류에서만 쓰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최종 임원 면접에 가면 다 고만고만 한 실력자들이 마지막 자웅을 겨루게 되지.

정말 깻잎 한 장 차이로 최종 합격과 불합격은 나뉜다. 

그때 임원의 손에는 무엇이 들려 있는가.

 

당신의 자소서

 

그래. 그때까지도 당신의 자소서는 당신과 함께 간다. 

깻잎 한 장 차이는 어쩌면 자소서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겁나 죽도록 자소서를 잘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언론고시 공채는 대기업 자소서와는 상당히 다르다.

기자 언시생이든 PD 언시생이든 그 본질을 유추해본다면, 

그것은 '스토리텔러'라는 속성과 맞닿아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사람. 그것이 언론사의 기자와 PD들 아닌가. 

그리고 이것이 글을 잘 쓰는 것과 무관하다고 소리 높여 울부짖을 수 있는 

무식한 언시생이 이 땅에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자소서. 겁나 죽도록 잘 써야 한다. 

 

그걸 알기에 이 포스팅을 여기까지 읽었을 텐데, 

아래 내용은 자소서에 대해 더욱 깊은 걸 담고 있으니 

모쪼록 끝까지 읽어보길. 

 

다음은 몇 해 전 떴던 KBS 공채 기자 자소서 문항과 내게 자소서 첨삭과

윤문을 의뢰했던 한 공채 기자 지망생의 자소서 초안 내용이다.

이 자소서 초안이 어떻게 업그레이드 되는지 살펴보면 분명 이 포스팅을 보는 

당신에게도 적잖은 단초가 제공될 거라고 장담한다. 

 

*신상 정보 보호 차원에서 그가 누군지 유추되는 디테일은 일부 수정했다. 

 

 

1. KBS에 지원한 구체적인 동기는 무엇입니까?

본인의 직업 및 회사 선택기준, 입사 후 목표와 연계하여 기술해주십시오. (400자 이내)

"내일 어떤 이슈를 다루어야 할까?"
당일의 취재 일정을 마침내는 것만큼이나 다음 날의 아이템을 정하는 것은 고민이 뒤따랐습니다. 도전이 항상 쉽지 않았지만, 그 끝에 이르러서 받은 성취감은 저를 4년 동안 지역기자로서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지역 사회의 태풍이나 폭설과 같은 재난 현장에서 방송을 해왔듯이, 이제는 국가 전체를 위한 보도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이는 단순한 야망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깊은 열망입니다.

마지막까지 질문을 던지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듣는 권리를, 사회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겠습니다. 단순히 기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기자가 되어, 의문으로 시작된 현장을 결정적인 답변으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위 초안에 대한 당시 나의 피드백>

오프닝이 이상하다. 연결이 안 된다. 

두 문단이 따로 논다. 

구성력이 약하다. 

악!

아무런 기대감도 안 생긴다. 

 

1번 문항은 자소서의 얼굴이다.

좀 전문적으로 표현한다면 1번 문항에서 

자소서의 훅이 제시된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고로 나머지 문항도 다 잘 써야 하겠지만, 

1번 문항은 특히나 죽도록 잘 써야 한다. 

1번 문항이 구리면, 그다음 문항들은 그냥

대충 훑어보는 수준으로 심사관이 읽게 될 확률이 

너무도 높기 때문이다. 

자소서 1번 항목에선 매력적이고 강력한 한 방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위의 문항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내가 제시한 1번 항목솔루션

1. KBS에 지원한 구체적인 동기는 무엇입니까?

본인의 직업 및 회사 선택기준, 입사 후 목표와 연계하여 기술해주십시오. (400자 이내)


[위험을 직시하다]
지난 4년 동안, 태풍이나 폭설, 화재 등 온갖 위험한 재난 현장에서 지역민을 위한 보도를 해왔습니다. 위험한 현장일수록 두려움은 커지지만, 자부심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며, 지역민의 안전과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어젯밤 태풍 보도 잘 봤네"라고 말씀하시던 바닷마을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의 말씀은 저의 자부심입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 누구보다 먼저 앞장 서서 위험을 직시하고, 끝까지 진실을 추구하며, 모두에게 사실을 알리는 공영 방송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재난은 사회가 외면할 때 거대해지지만, 한 사람이라도 직시할 때 그 크기를 줄일 수 있고 그것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글자수 398자)


자 보자. 1번 항목이 400자였다. 400자이기에 무조건 심플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하려고 하는 건 필패의 지름길이다. 

단 하나만을 말해야 한다. 구성력도 갖춰야 한다. 

위의 내용은 그냥 쓰여진 게 아니다. 명확한 목표와 계획이 있었다.

원래의 자소서 내용에서 내가 주목한 건 딱 한 줄이었다. 

 

"지역 사회의 태풍이나 폭설과 같은 재난 현장에서 방송을 해왔듯이, 이제는 국가 전체를 위한 보도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제시된 '재난' 소스만을 조져서 1번 문항을 채우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1) 재난 관련된 자기 경험

-> 2)  재난과 관련하여 기자의 역할에 대한 주관적 정의 제시

      -> 3) 재난과 관련하여 지원동기와 앞으로의 포부 제시 & 공영방송의 역할 우회적 제시

 

 

같은 내용(스토리)도 그것을 어떠한 기술로 전달(텔링)하느냐에 따라 

퀄리티의 차이는 심각하게 벌어진다. 스토리텔링이란 그런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기술을 써서 제대로 전달하는 게 스토리텔링이다. 

그리고 자소서를 거지 같이 쓴다는 건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도 거지 같다는 뜻이 된다. 

 

거듭 말하지만 언론고시 자소서는 죽도록 겁나 미치도록 잘 써야만 한다. 

자신에게 내재된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이 자소서에서 제시되고, 

최종 면접까지 지원자 본인과 같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최종 합격용 자소서와 그렇지 않은 자소서만이 있을 뿐이라는 

나의 주장은 틀렸을 리가 없단 말이다. 

 

그럼 이번엔 2번 항목을 볼까나? 

 

너무 길어지겠다. 그건 다음에 올리겠다. 

계속 천천히, 하지만 꼼꼼히! 업로드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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