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1 김봉민의 지난 일기 - 미니멀 지난 일기를 보는 건 여러모로 유익한 일이다. 물론 대가도 따른다. 작년 10월의 일기를 보았다. 2015년 10월 4일 아침 7시 5분거창하게 동대문부터 면목동 집까지 걸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거의 거창하게 도착해버렸다. 가급적이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고, 나는 그 미션을 거의 성사시켰다. 무념무상.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멜로디를 흥얼거렸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동네를 밟았으며아무렇지도 않게 몇 장면의 추억을 회상할 뻔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자태로 동대문에서 면목동까지 와 버린 게 결국 거창한 꼴이 되었고, 그런 게 또 이유가 되어 나는 아침까지 잠 못 잤다. 빨리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하지만 여기에서 ‘빨리’라는 단어만 제거하면 나는 좀 덜 괴로울 것이다.. 2016. 8.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