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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공채/최종 합격자 자료

30살에 채널A 예능PD 공채에 합격한 자의 작문

by 김봉민 2024. 4. 4.

 

오늘은 작문을 가지고 왔다.

채널A 예능PD 공채 합격자 작문이다. 

이 친구는 사실 채널A보다 더 좋은 데 갈 수도 있었는데

합격 당시 나이가 서른이었던지라, 

일단 공채 합격해버리자 채널A에 입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 남자는 서른까지는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 미안하지만 여자 언시생 중 서른에 공채 합격한 건 못 봤다 ㅠ. ㅠ; 

 

그래. 그렇기 때문에 나는 최소 29살까지는 계속 언론고시 PD 공채에 도전해봐도 좋다고 본다. 

29살에 합격한 애들은 진짜 많거덩. 

각설하고. 

아무튼 아래 작문을 보자. 

 


1) 로그라인

.미션형ᅠ

주인공 수식어: 맨날 시험에 떨어지는 사법 고시생

욕망: 뷔페 한 끼 먹고 죽으면 소원이 없겠다. 

방해물(사람, 세력): 후줄근한 복장, 호텔 직원, 본전 생각  

ᅠ 

 

 2) 개요 분석-

-서 : 맨날 시험에서 떨어진 장수 고시생이 푸짐한 밥 한 끼 먹고 죽기로 결심함

- 본 1 : 일단 멋진 정장이 한 벌 필요함. 오랫동안 연락을 끊은 친구에게 연락해 빌림

- 본 2 : 호텔 직원을 속이고 들어가기 위해 법 조항을 읊을 수 있어야 함. 공부한 것을 되새겨 봄.

- 본 3 : 본전을 뽑기 위해 계속 먹음. 남은 음식을 보니 엄마가 생각남.

 

- 가결 : 죽지 않음. 

-꺾기: 아직 내 곁에는 비싼 정장도 흔쾌히 빌려줄 친구가 남아있었고, 그동안의 탈락은 축적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같이 밥을 먹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진결: 잘 살자!

 

제시어: 밥의 위대함

 

제목: 나의 뷔페

 

‘잇님들~ 글로리 호텔 뷔페 정말 추천해 드려요!’

초록창 블로거의 뷔페 리뷰를 읽고 든 생각은 하나였다. ‘최후의 만찬으로 딱이군’. 벌써 10년째 낙방한 사법고시 11년 차 시험 결과가 발표된 다음 날이었다. 나이는 35. 고시원에서 공부만 하는 생활도 이젠 힘들었다. 맨날 편의점햇반과 엄마가 보내준 김치에, 고시원 방을 날아다니는 파리들과 끼니를 때우는 생활은 지긋지긋했다. 맛있는 한 끼만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 그때, 블로그의 글이 내 눈에 박혔다. 

‘그래, 나도 이런거 한 끼 먹어보자. 그리고 죽자’. 친구도, 돈도 없는 인생. 밥 한 끼만 제대로 먹고 죽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글로리 호텔 뷔페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문턱이 높았다. 일단,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아디다스 츄리닝과 삼선 슬리퍼로는 불가능했다. 깔끔한 정장이 필요했다. 아니, 정장을 입고 먹고 싶었다. 마지막은 누구보다 멋있게 보내고 싶었으니까. 정장을 사기에는 돈이 없었다. 빌리자니 친구들은 이미 모두 연락이 끊긴 지 오래. 그중 가장 친한민혁이에게 카톡을 보냈다. 10년 만의 연락이라 낯설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 오랜만! 무슨 일이냐!”

다행히 아직 연락이 닿는 민혁이었다. 조심스레 정장을 빌려줄 수 있냐고 물었다. 정장이란 게 값이 싸지 않았기에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민혁이는 흔쾌히 대답했다. “야, 면접 보냐? 잘 되길 빈다”. 내 등을 툭툭 쳐주는 민혁이에게“응, 고맙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아마 염라대왕 면접을 보겠지. 정장을 못 찾을 민혁이가 불쌍했지만 내가 더 불쌍했으니 용서하리라 믿었다.    

 

그렇게 정장을 빌려 입고 글로리 호텔에 입성했다. 번쩍번쩍. 역시 글로리란 이름에 어울리는 호텔이었다. 저기 보이는 1층 뷔페 입구에는 한 명의 리셉셔니스트가 지키고 있었다. 저곳만 뚫으면 됐다. 하지만 내 주머니에는 입장료40만 원에 터무니없이 모자란 만 원짜리 지폐 두 장만이 구겨져 있었다. 그래서 난, 그 앞 커피숍에 들려 커피를 한 잔 샀다. 13000원. 커피조차 글로리했다. 내 주머니 속 마지막 돈을 건넸고, 방에서 잡은 파리 사체를 커피 안에 빠뜨렸다. 

 

“여기 주인 나오라고 해요!” 

커피 속에서 파리가 나왔다며 호텔 직원에게 클레임을 걸었다. 종업원들은 연신 죄송하다며 커피 한 잔 다시 대령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겨우 그깟 커피 먹자고 온 글로리가 아니었다.

“장난합니까? 대한민국 헌법 제 31조 21항에 의해 이건 명백한 소비자 우롱입니다. 소비자 관련 법규 208-12-34의 판례에 의하면 영업 정지까지 요구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저도 법대로 하겠습니다.”

그동안 10년 동안 준비했던 법 지식을 모두 쏟아내었다. 신기하게도 시험 때는 기억나지 않던 법규들이 졸졸졸 꼬리에 꼬리를 문 듯 흘러나왔다. 

 

성공이다. 약 40만 원에 달하는 글로리 뷔페에 모든 종업원들의 90도 인사를 받으며 입성했다. 내 최후의 만찬에 어울리는 입장이었다. 뷔페 메뉴 또한 글로리 했다. 최고급 해산물, 눈앞에서 구워주는 최고급 와규 스테이크, 그리고 불 속에서 춤을 추며 구워지는 중식까지. 난, 모든 음식을 쓸어 담았다. 배가 부르면 꺼질 때까지 기다리고 또 먹으리라.

 

하지만 뷔페라는 게 연속해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3 접시 먹으면 배가 불러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정작 12그릇이 쌓이는 동안 먹는 시간보다 배가 꺼지길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 처음 30분은 다음에 먹을 음식을 골랐다. 

두 번째 30분은 정장을 빌려준 민혁이에게 자살한다는 걸 알려야 하나 고민했다. 정장을 메만지다 본 메이커에는 그 유명한 ‘쁘라다’라 적혀있었기 때문이었다. 10년 만에 연락한 내게 이 비싼 양복을 빌려주다니. 내가 그래도 친구를 헛사귀지는 않았구나 싶었다. 자살하기 전에 양복을 벗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 30분엔 입장할 때 읊었던 나의 법 조항을 되새겼다. 내 활약에 흡족했다. 10년이나 달달 외워서 그런가, 눈을 감고 있어도 관련 법규들이 눈꺼풀 위로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10년 동안 헛수고를 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그리고 12그릇 째 먹고 난 후엔 그릇 위에 남겨진 김치를 보며 엄마를 생각했다. 맨날 김치를 보내주는 엄마는 지금무엇을 먹고 있을까. 엄마도 글로리 뷔페를 먹어봤을까. 

 

뷔페를 나와 내가 향한 곳은 한남대교가 아닌 고시원이었다. 생각해보면 아직 내겐 비싼 양복을 빌려줄 친구가 한 명 있었고, 시험에서는 낙방하지만 먼지처럼 나도 모르게 쌓이고 있는 법 지식이 있었다. 좀 더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 도착한 고시원 방 문 앞에는 천으로 쌓인 김치 한 통이 놓여 있었다. 

‘아들, 방에 없어서 두고 간다. 힘내라!’

최후의 만찬을 조금은 뒤로 미루기로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내겐 같이 밥을 먹고 싶은 사람이 생겼으니까. 

 

-끝-


이거 쓴 친구는 작문이 걸린 필기 전형에서 맨날 떨어지면서 서른까지 불합격 상태로 있던 거다. 

근데, 나를 만나고 공채 합격한 거다. 진짜다. 자랑인데, 자랑할 만하다. 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놨으니까. 

퓌트스쿨 PD 언론고시 필기 교본.pdf
2.15MB

 

대학 좋은 데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PD 공채 합격 유무다. 

외주 프로덕션에서 일하다 보면 여러모로 삶의 괴로워진다. 

이 얼어죽을 골품제가 여전히 횡횡하는 언론사 생태계... 그 누구도 못 바꿀 거다...

이 시스템을 인정하고 어떻게든 공채 PD가 되어야 미래가 열린다. 

그러니, 글쓰기 실력도 키울 수 있는 한, 최대치로 키워놔야 한다. 

언론고시에서 필기 전형이 사라질 확률은 제로이기 때문이다.

작문, 논술, 기획안, 자소서. 전부 엄청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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