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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공채/자소서와 멘탈

PD 공채 체크리스트 ㅣ내년에도 PD 공채 언론고시생으로 계속 살아도 될까? ㅣ MBC, SBS, tvN, JTBC, KBS

by 김봉민 2023. 11. 15.

 

 

 

오늘은 PD 공채, 내년에도 도전해도 될까? 라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봤다. 

아무래도 연말이라 계속 공채를 준비해도 되는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고 있을 언시생들이 많을 것이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봤다. 

그리고 이 체크리스트를 읽기 전 미리 밝혀두는데, 

 

아래 내용은 내가 지난 2013년부터 언론고시 공채 필기 교육을 진행해오며 

봐왔던 수백명의 수강생들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나온 것이다. 

공채 최종 합격한 후의 삶은 알아서들 살겠지만, 

공채 준비하며 내내 꼬리표처럼 붙어다니는 

 

'내가 정말 계속 공채에 도전해도 될까?'

 

라는 질문은 누가 쉽게 답해주기 어렵다. 가족도 답해주기 어렵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러나 내 경험 상, 아무리 생각해도 뜯어말리는 게 맞겠다 싶은 사람들은 있었거덩. 

내 조카가 언시생이었다면, 무조건 공채 준비를 막았을 그런 사항들이 있었단 뜻이다. 

그것들을 정리해본 것이니, 모쪼록,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래 언론고시 교본도 다운 받고. 공짜니까. 

 

 

 

PD 언론고시 교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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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dropbox.com

 

<PD 공채, 내년에도 도전해도 될까? 체크리스트>

1. 지난 1년 동안 방송사와 무관한 직종에 2번 이상 자소서를 보낸 적이 있다.

2. 토익이 700점대다.

3. 영상 편집을 전혀 할 줄 모르고, 피디는 기획자이므로 영상 편집은 배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4. 올해 공채 자소서를 쓸 때, 2개 항목 이상에서 대학교 수업 내용을 썼다. 

5. 1차 서류에서 연거푸 떨어져서 자소서를 언론사 공채 준비를 해보지 않았던 주변인들에게 보여줬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6. 내가 개발한 기획안이 3개 미만이다. 

7. 내가 개발한 레퍼런스 작문이 없다. 

8. 나는 솔직히 글 좀 잘 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9. (다니고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 지금 내가 다니는 외주 프로덕션도 사실 좀 괜찮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10. 나는 충분히 주어진 상황과 환경 내에선 열심히 노력해온 거 같다. 

11. 경제적으로 더 이상은 공채에 매진할 자신이 없다. 

 

 

0~2개: 올해는 좋은 경험이었다! 내년에도 도전해보자.

 

3~5개: 건설적 미래를 위한 자기 비판은 필수! 약점을 반드시 메울 수 있다면, 도전해보자. 

 

6~8개: 최대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가급적 공채를 관두는 쪽으로 생각해보자. 

 

8~11개: 할 만큼 해온 거다. 쓰라리겠지만, 미련없이 관두자. 

 

 

이렇게만 써버리면 의아함이 더 증폭될 수 있으니, 

각 문항에 대해 나름 해설도 해보려고 한다. 

1. 지난 1년 동안 방송사와 무관한 직종에 2번 이상 자소서를 보낸 적이 있다.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면 당연히 될 것도 안 되는 법이다.

피디 공채의 미친 경쟁률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언론사 공채에만 집중한 사람이 잘 될 수밖에 없다. 

피디, 그리고 방송사와 전혀 무관한 직종,

일테면 무슨 대기업 마케팅 부서 같은 데 지망하는 언시호소인들이 참 많다. 

심지어는 자기가 체육교육학과도 다니기 때문에 임용고시랑 

언론고시를 같이 준비하겠다는 정신 나간 인간도 있었다. 

드론자격증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예능피디와 방송기자를 동시에 

준비하는 심각한 수준의 일자무식이도 있었다.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결과는 뻔하다. 

유혹이 올 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잘 된다. 

'전업언시생'의 합격율이 제일 높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2. 토익이 700점대다.

합격자들 대다수가 기본 토익은 950점 정도는 찍어주고 있다. 

근데 토익이 700점인 채로 1년 간 스스로를 방치했다는 건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거다. 

토익에서부터 이미 지고 들어가는데, 최종임원면접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여기는 

그 망상적 태도가 문제다. 



3. 영상 편집을 전혀 할 줄 모르고, 피디는 기획자이므로 영상 편집은 배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언시 필기 교육을 시작했던 2013년엔 영상 편집이라는 기술이 상당히 희소성을 지닌 

기술이었다. 지금은 초등학생도 하는 게 영상 편집이다. 영상 편집은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수준이라고 봐야 마땅하다. 

기적적 상황이 연거푸 발생해 입사한다 치자. 최소 2년은 편집실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다. 

피디 공채는 사실 피디를 뽑는 게 아니라 조연출을 뽑고, 그 중에 괜찮은 인재를 피디로 입봉시켜주는 

채용 시스템임을 기억해야 한다. 

영상 편집을 전혀 못 하는 조연출 만큼 쓸모없는 부사수도 없다. 

골치덩어리를 왜 뽑아야 하나? 


4. 올해 공채 자소서를 쓸 때, 2개 항목 이상에서 대학교 수업 내용을 썼다. 

이건 영상 기획과 제작 경험이 부족해서 생긴 현상이고, 많은 이가 여기서 체크를 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뭔가 많은 일들이 있었던 거 같은데 내 삶이 이토록 쓸 거 없는 이야기였단 말인가, 라는 

자책을 한 언시생들도 많았을 거라고 본다. 근데 이건 충분히 내년 한 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니, 자책이 자학으로 커지는 건 경계를 해야겠다. 

단, 내년에도 협업 관련 자소서 항목에서 또, 또, 또, 팀플 관련 내용을 쓰게 된다면, 

그땐 자학이 아니라 진지하게 자살을.. 장난이고.. 아무튼 자학을 하자. 

 

5. 1차 서류에서 연거푸 떨어져서 자소서를 언론사 공채 준비를 해보지 않았던 주변인들에게 보여줬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이게 가장 의아할 거다. 근데 이유는 간단하다. 언론사 자소서는 일반기업 자소서와는 명백히 다르다. 

언론사 공채 준비를 해보지 않았던 주변인들이 봤을 땐 좀 이상해보여야 언론사 자소서스러운 거다. 

일반기업 자소서에 익숙해지는 그들이 봤을 때 괜찮아보인다면? 

그건 언론사 자소서스럽지 않다는 거고.

똑똑해보이기 위한 딱딱한 문체와 어휘 선택. 

어떻게든 자기 경력과 스펙을 부풀려서 자랑하려는 과한 톤앤매너의 내용. 

매 항목마다 회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포부의 반복 등이 일반기업 자소서들의 

공통된 현상인데, 언론사 자소서에서는 그런 걸 경계해야 한다.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 발휘가 먼저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똑똑하되, 재치 있는 사람이란 게 보여야 한다. 


6. 내가 개발한 기획안이 3개 미만이다. 

2개로 하려다가 3개로 했다. 내 블로그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포스팅도 기획안 관련 포스팅들이다. 

이놈의 기획안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건지 제대로 가르쳐주는 데가 없다. 

그런 핑계로, 머릿속에만 기획안을 만들어두고 있는 언시생들이 많다. 

그런데 시험장에 가서 그 상상의 영역에 있는 기획안이 제대로 써질 확률이 얼마나 될 거 같은가? 

 

기획안 재벌인 언시생이 최종 합격하게 되어 있다. 

그 기획안에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3개 미만이라면, 앞으로 최소 30개는 더 기획안을 써보려고 해야 한다. 

3개로는 어디 가서 비빌 수도 없다. 

 


7. 내가 개발한 레퍼런스 작문이 없다.

시험장에 가서 창작하는 거 아니다. 

그간 부단히 연습했던 것을 복원하고 나오는 것이다. 

연습 부족은 그 사람의 절실함이 부족하단 것이고, 

절실함이 부족했기에 피디에게 필요한 여타의 능력도 부족할 것이며,  

제대로 된 인사이트가 구축되어 있을 리도 없다고 상정하는 게 

상식적인 거다. 

 


8. 나는 솔직히 글 좀 잘 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가 가장 경멸하는 부류의 언시생들이다. 정신 차려라. 

글을 잘 쓰긴 뭘 잘 써. 우리나라에서는 고등교육만 얼추 마쳐도 

국가유산급의 문학작품들을 수업시간에 읽고 배운다.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글의 기본값으로 고정되어 있을 정도로 

글 읽는 수준이 높은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조세희 난쏘공

최인훈 광장

현진건 운수좋은날

등등

 

죄다 국가유산급인데 그걸 기본으로 읽고 배운단 말이다. 

심사관들 수준도 그 이상이면 그 이상이지, 이하일 수가 없다. 

근데 글 좀 잘 쓴다고? 과연 심사관도 그렇게 생각할까?

정신이 나간 거다. 그건 자신감이 아니라, 

완연한 자기 망상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인간이 자소서, 작문, 논술, 기획안을 잘 만들 리 없다. 

기억하자. 진짜로 글 잘 쓰려고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 중 자살한 사람이 

굉장히 아주 매우 무척 많다는 걸. 그 정도로 노력해볼 게 아니라면, 

제발 겸허해지자. 

 

언시생들이 쓰는 글은 대부분 글보다는 똥에 가깝다. 

진짜다. 그 글들을 하루에 수 백 페이지 읽는 것은 고문에 가깝고, 

심사관들은 고문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이들이 악취 고약한 똥을 심사관들에게 바치고 있을 때, 

나의 글, 아니 나의 똥은 악취라도 안 나는 무색무취인 수준이 되게 하는 게 

최선에 가깝다. 군계일학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니 부단히 어제보단 덜 개똥 같은 글을 쓰는 것에 매진해보자. 

연습하자. 겸손한 자세로 써보자. 그것만이 살 길이다. 

 


9. (다니고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 지금 내가 다니는 외주 프로덕션도 사실 좀 괜찮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공채 준비를 게을리 하게 된다. 

외주를 다니는 이유는 경력을 쌓아 공채에서 득을 보기 위함인데, 

거꾸로 된 거지. 외주 다니는 것 때문에 공채 준비를 못 하고 있으니. 

 

외주에 다니면서도 공채 준비를 죽어라 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다. 

외주 프로덕션 다니면서 정말 더러운 꼴, 치사한 꼴 다 본 사람들. 

반드시 이 지옥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아무리 외주에 다니며 시간도 없고 매일 지쳐 있음에도 

공채 준비를 놓치 않고 모든 걸 쥐어짜며 전력을 기울인다. 

 

그러니 지금 다니고 있는 그 외주 회사가 괜찮은 회사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거길 계속 다녀라. 안분지족은 나쁜 게 아니다. 

 

10. 나는 충분히 주어진 상황과 환경 내에선 열심히 노력해온 거 같다. 

내 장담한다. 정말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올해 공채에 떨어졌다면, 지금 이런 글은 읽고 있지도 않다.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비웠기에 그 모든 미련을 뒤로 하고, 앞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나갈 것이다. 

 

덧붙여, 가끔 초장수생들이 내게 무슨 위로나 동정을 바라는 경우도 있는데, 

인간적 안타까움이 있긴 하지만,

스스로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 뿐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계기는 기존의 자기 자신에 대한 전면 부정과 파괴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위로나 동정 따위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다.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생각하는 그 한계를 깨부술 수 없다면, 

어차피 내년에도 결과는 뻔하다. 

 

11. 경제적으로 더 이상은 공채에 매진할 자신이 없다. 
꿈을 꾸는 것에도 세금 같은 게 따라다니고,

공채 준비도 경제적 튼실함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현실이다. 

이건 정말 안타깝다. 졸라게 더러운 이 현실... 곱씹을수록 화가 난다. 

이 사항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에겐 뭐라 할 말이 없다...  ㅠ.ㅠ;;

 


 

자, 여기까지다. 기준이 까다롭긴 한데, 미친듯한 경쟁률 감안하면 까다롭지 않은 게 이상한 거다. 

좋은 건 더 키우고, 안 좋은 건 버리자. 아래 링크 누르면 공채 피디 최종 합격자의 연습법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자료들이 있다. 

 

https://vongmeanism.tistory.com/category/언론고시%20공채/PD%20최종합격자%20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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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말을 남기고 싶다.

공채 죄다 떨어졌는데 행복에 겨워 허허실실 연말을 보내는 게 더 이상하다. 

조금은 우울해야 건강한 거다. 대신 너무 우울함에 압도 당해 전전긍긍하지는 말고, 

꾸준히 희망의 이유도 헤아려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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