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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공채/자소서와 멘탈

2023 MBC 신입사원 공채 자소서 첨삭

by 김봉민 2023. 9. 13.

 

이번 MBC 공채 자소서는 상당히 빡시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제대로 공채 준비해본 언시생이라면 알 거다. 차라리 긴 게 편하다.

짧은 분량 안에 내용을 압축적으로 쓰는 게 몇 배는 빡세다.

게다가 항목이 요구하는 자소서 내용도 그야말로 지원자의 면모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심산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어떻게든 자기 자신을 부풀리며 '자소설'을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던 

언시생이라면 고역일 수밖에 없을 거다. 말 그대로 개인 에세이를 쓰라는 것이기에 

글 자체가 일단 재미도 있어야 한다. 지금 MBC 공채 자소서 쓰다가 머리가 물리적으로 진짜 터질 듯한

경험을 하고 있는 언시생이라면 내 말이 바로 이해될 거다. 

 

 

그럼 각설하고 각 항목 별로 살펴보며 많이들 겪고 있을 고충에 대해 짚어볼까나?

 

 

 

1번이다. 해시태그 같은 걸 쓰라고 하고 있는데, 쉽게 말해 장황하게 자기 포장하지 말고, 

기사로 치면 딱 하나만 야마 잡고 그에 대해서만 일목요연하게 쓰란 걸로 이해하면 되겠다. 

왜 그렇게 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MBC의 심사관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공채 시즌엔 수강생들 자소서를 엄청 많이 읽게 되는데, 

정말이지 읽고 싶은 자소서는 100개 중 1개도 안 되는 형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들 때문에 별 것도 아닌 자기 경험을 부풀려서 

이것저것 마구 나열, 혹은 열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열. 열거. 

 

최악이다. 아무런 스토리텔링적 전략도 없을 때만 나열과 열거를 하게 되는 것이고, 

그게 바로 그 사람의 스토리텔링 능력의 태부족을 보여주는 거다. 

 

하지만 PD와 기자라는 업의 본질은 스토리텔러라고 해도 오버가 아니다. 

하나만 써라.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기승전결, 혹은 서본결로 개요를 짜고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 나열과 열거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자소서가 정말 자신의 개인 에세이가 되어 

심사관이 읽을 맛이 나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해시태그를 하나 골랐으면, 그에 대해서만 써라.

그와 무관한 소스는 넣지 말자. 망하는 지름길이다. 

 

 

2가지 준비사항에 대해 쓰라고 했고, 그래서 글자수도 800자로 가장 길다. 

그럼 뭐 대략 대개의 불합격이 예상되는 언시생들은 이런 걸 선정할 거다. 

 

일단 가장 많은 건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법'...!

으.. 진짜 구태의연하다...!!!!! 하나다 안 창의적으로 보인다.  

그다음은 '협업 능력' 같은 걸 선정하겠지..

그다음 많이 쓰는 건 통찰력,  PD 지원자의 경우엔 영상편집, 기자의 경우엔 매일 글 쓰기, 

또한 프로그램 모니터링, 인턴 근무 경험!!! 같은 걸 쓸 거다. 

 

그래. 구라를 칠 수 없으니 정직하게 쓰는 게 좋다. 

근데 정직한 게 다가 아니다. 예를 들자.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법'...

 

같은 소스를 그냥 별 고민도 없이 그냥 쓰면 일단 거기서 밀리는 거다. 

말 자체라도 재밌게 쓰는 걸 강구하는 게 진짜 창의적인 사람 아닌가? 

나 같으면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법'이라고 절대 안 쓸 거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법'이라는 말이 이미 창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구태의연하고 지리멸렬한 콘텐츠 집중 연구'라고 제시하겠다. 

그런 걸 쓰는 지원자는 없을 거 같으니 말이다. 

 

그러고는 구태의연하고 지리멸렬한 콘텐츠를 집중 연구한 사람만이 

그 클리셰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클래시컬 콘텐츠, 어쩌면 메가히트 할 콘텐츠를 

만들 확률이 높다고 쓰겠다. 

 

무슨 말인지 이해될 거다. 어차피 쓸 건 정해져 있다

말을 그럴 듯 하게 만들어서 제시를 해줘야 한단 뜻이다. 

 

갑자기 말도 안 되게 이 항목에 '우리집 강아지랑 산책하기' 같은 걸 쓸 순 없다. 

근데, 물론 강아지랑 산책하며 기획안으로 만들 소스를 하루에 반드시 10개 정도 메모한다, 라고 

쓴다면 '우리집 강아지랑 산책하기'를 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수 있겠지. 

이제 더 이해가 될 거다. 구태의연한 소스를 정하는 건 괜찮은데 그걸 제시하는 멘트까지 

구태의연하면 별로라는 거다. 

 

 

 

3. 지원자님의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며, 해당 도전의 결과와 상관없이 그 도전 속에서 지 원자님이 성취한 것에 대해 작성해 주세요. (※ 단, "이번 MBC 신입사원 공개채용 지원이 도전이다. "라는 답변이나 다른 문항에서 답한 내용은 제외해 주시고, 본인의 구체적 노력, 결과, 느낀 점을 중심으로 작성해 주세요.) / 최대 600자 
 
 
4. 지원자님의 협업 능력에 대해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사람(1명)은 누구인가요? 그 사람이 지원자 님에 대해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해 주세요. (※ 실명 언급은 지양해 주시고, 지원자님의 협업 능력이 드러나는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해 주세요.단, 가족은 선정 대상에서 제외하며 다른 문항에서 답한 내용은 제외해 주세요.) / 최대 600자 
 

 

3번 항목을 쓸 땐 자신이 지망한 직무와 관련있는 내용을 적어야 할 것 같은 모종의 압박감이 생길 거다. 

그래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스를 가지고 오는 경우들이 엄청 많다.

예를 들어 학교 다닐 때 콘텐츠 기획 제작 관련 팀플 과제를 할 때의 소스를 쓰는 

언시생들이 매우 많단 뜻이다. 

 

근데 MBC 심사관이 바보인가? 

지원자님의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며,

라고 물었는데 어떻게 학교 다닐 때 팀플 따위가 가장 큰 도전이란 말인가??? 

그런 건 그냥 짜맞춘 것에 불과하고, 콧방귀만 연발하게 만들 뿐이다. 

정말로, 100% 진실로, 팀플 따위가 자신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다면,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 걸로 채워져 있었던 건지 성찰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번 자소서를 일단 지원한 후에, 정말로, 100% 진실로 가장 큰 도전이 뭔지 

성찰하기 위해 멀리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게 좋겠지...

 

아무튼, 3번 항목에 제발 학교 다닐 때 콘텐츠 관련 팀플 좀 적지 말자. 

10명 중 7명이 그 소스를 쓴다. 잘 될 수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4번 항목으로 넘어가자. 

이 항목에서 중요한 건 지원자님의 협업 능력에 대해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사람(1명)

이다. 이 사람을 오프닝에만 제시한 후에 내팽겨치지 말자. 

그 사람을 오프닝 이후부터 엔딩까지 요긴하게 써먹자. 

내가 교본에도 써놨지만 오프닝에 한 번만 등장시키고 엔딩까지 안 써먹는 건, 

니쥬-오도시를 철저히 어긴, 매우 우매한 글쓰기 기술이다. 

어떻게든 지속적으로 써먹자. 그리고 그걸 통해 재미를 만들자. 

그게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그리고 5번 항목은, 사실상 기획안 쓰라는 거라고 보면 되겠다.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 기획안이나, 기자라면 기획 기사 기획안을 활용해서 

내용을 채우면 되겠지. 이건 각자가 언시생으로서 가진

자기 보유 재산을 써먹는 것이므로 보편적으로 써먹을 팁을 내놓기가 그렇다. 

그 기획의 내용이 뭔지 내가 알 수 없으므로. 

 

 


<MBC PD 기자 공채 자소서> 
총 3200자 

첨삭: 26만원
윤문: 별도 문의 바람 

*자소서 초안을 9월 15일(금) 오후 4시까지 보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제공됩니다. 
*더 자세한 안내사항은 아래의 '필독' 사항 내용을 봐주세요. 정독 바랍니다. 


2023 MBC 신입사원 공채 자소서 첨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