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를 그만 보고 싶다.
그 이유는 내가 이따금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기 때문이다.
굳이 그런 인간 군상마저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걸
알고 싶지 않음에도 나는 보고 있다.
알고 싶지 않은데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아직 제대로 모르는 것들에 대해 보여주고 있으니까.
나는 인간이 궁금하다. 인간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알고 싶지 않다고도 하고 있으니
나의 이 분열적 양상은 뭐라 설명할 수 있는가.
괴롭다.
인간 중엔 그러한 금수에 해당하는 것들도 있다는 구체적인 사실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게 괴롭다. 정확히는 내가 나라는 울타리를 확장할 땐 필연적으로
기존의 울타리 영역을 일단 허물어야 하는데, 그 허물어 놓은 상태가 괴로운 것이다.
그래. 아예 모르고 살면 속 편하다. 현재에 안주하면 안전하다.
괴로울 일 없다. 나 자체에 만족하며 살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유형에 속하질 않는가 보다.
나는 계속 알고 싶다.더 넓혀가보고 싶다. 그러한 자세를 견지하며
늙어야 덜 괴로울 것 같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그만 보고 싶고,
그러면서도 보고 있는 게 괴롭지만,
더 큰 괴로움을 피하고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것이다.
말장난 같은 이 사실에서 벗어나 정확한 말을 써보고 싶단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