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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고시 필기 교육 전문 <퓌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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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도.

by 김봉민 2022. 10. 24.

한 순간도 널 잊은 적이 없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거든, 내 단언한다. 

그 분은 잠자지 않는 무수면인간이거나, 

수준 낮은 구라쟁이일 것이다. 

 

 

그런 사람을 위해서는 눈물 한 방울조차 아까운 것이다. 

한 순간이 아니라 한 시간 정도는 널 잊어버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당연히 더 진실된 사람이다. 그냥 그렇고 그런, 남들이 수억번 써먹은 

표현으로 너를 혹하게 하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예의도 아닐 테니 

무례한 새끼라고, 그 '한 순간도 널 잊은 적이 없는 사람'을 지칭해도 괜찮으리라.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시간은 흐르는데. 

방금도 시간이 지났는데. 직전에도 내가 타이핑을 하면서 

시간은 가버렸는데, 매 초 단위로 

내가 늙고 있다는

이 준엄한 현실을 나는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 

나는 잠을 자는데 그때도 이 사실을 늘 생각한단다. 

그렇다면 이중, 삼중, 사중으로 생각을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인 건가요,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럴 리가 없잖아. 

 

 

그저 수준 낮은 장난을 나 혼자 쳐본다. 그래.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을 상정하고 

그저 내 재미에 천착하면서, 누군가를 힐난해보기도 하고 헛소리에 해당하는 걸 

적어보다가 내 시간을 흘려보낸다. 

 

 

더 힘을 빼야 할 필요성을 지금 이 순간부터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지, 

라고 쓰며 연거푸 장난질을 시행해본다. 매일 하루에 10분만이라도 이렇게 

몸을 풀어야지. 나날이 뻣뻣해지고 지루해지고 재미도 없어지는 내 모습을 

방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그때의 날 잊더라도 그때의 나는 날 단 한 순간도 놓치 않고, 

거기에, 혹은 여기에 있을 테니 말이다. 

 

 

 

 

장 자크 상페 선생님 작품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