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의 훅은 어디서 제시되는가?
여기서 훅이라는 말이 당최 무슨 뜻인가요, 라고 묻는
언시생이 있다면, 후아...
내가 제작한 아래의 PD 언론고시 교본 다운 받고
검색해보길 바란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니,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본인이 앞으로 기획안을 짜든, 작문을 쓰든, 제대로 짤 수 있을 거다.
각설하고, 다시 묻는다.
기획안의 훅은 어디서 제시되는가?
제목? 맞다. 제목에서 1차 훅이 제시된다.
제목이 구리면 일단 그 기획안 자체를 보기 싫어진다.
-> 제목 어떻게 하면 잘 짓느냐고 묻는 애들이 있는데,
그건 그냥 일단 무조건 많이 지어 버릇 해야 한다...
당연히 제목도 작문처럼, 기획안처럼 많이 짜야 는다.
그다음에 시를 읽는 게 도움 된다. 시는 언어 자체 예술이다.
언어의 맛이 극대화 된 예술 장르가 시이다.
'질투는 나의 힘' 같은 시 제목은, 그 자체로 머리에 각인 된다.
이 극도로 얼마나 훌륭한 언어의 조합인가? 그런 시들을 많이
보면 제목 짓는 데 분명 도움 된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 예능, 애니메이션 등을 망라한
역대급 콘텐츠들의 목록을 보고, 그 콘텐츠들의 제목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된다.
제목에서 기획안의 1차 훅이 제시된다면,
그다음은 '기획 의도'에서 2차 훅이 제시된다.
제목이 좀 구려도 기획 의도까지는 읽어주는 게 인지상정이다.
제목만 보고 떨어뜨릴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본다.
허나, 기획 의도가 구리면?????
그다음에 제시될 구성내용이나 차별점, 강점 등의 항목은
읽어줄 리가 없다고 단언한다.
따라서 여러분은 여러분 머리에 있는 그 프로그램의 제목도 잘 지어야 하고,
그 프로그램의 훅, 홀드, 페이오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획 의도도 잘 써야만 하는 입장에 있는 것이다.
근데 내가 늘 주창하는 게 있지. 그건
잘 모르고 준비도 안 된 형편에 바로 창작에 나서지 마라.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기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분석해라.
그냥 읽기만 한 건 분석이 아니다. 해당 텍스트가 그저
내 안구에 스쳐지나갔을 뿐, 당신은 진정 그것을 흡수 섭취하지 못 했다.
거의 모든 글에는 구성 방식이 있다.
그걸 하나하나 일일이 따지면서 봐야 한다.
그때 비로소 창작의 오묘한 비밀이라 여겨졌던 것들이
스토리텔링의 기술에 입각해 구성된 하나의 구체적 방법으로
이해되며 나 자신도 그 방법을 이용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아래 예시를 보면 더욱 이해가 쉬워질 것이다.
볼드로 처리된, 괄호 안 텍스트 같은 걸 체크하면서
기획 의도를 분석해야 좋다는 걸 단박에 이해하게 될 거다.
MBC <복면가왕>
복면가왕 밑에 “계급장 떼고 덤벼라”
가수에게 계급장은 곧 인기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더 좋게 들린다.
곡이 유명가수를 만나야 인기를 얻게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 문제 제기)
하지만 만약 인기라는 계급장을 떼고
진정한 노래 실력으로만 최고의 가수를 뽑는다면 누가 될까 (프로그램과의 접점, 내용 언급)
본 프로그램은 이러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인기라는 편견을 버리고 진정성 있는 노래로 자신을 어필 할 수 있는
가수가 진정한 가수로 자리 할 수 있는 무대
바로 “복면가왕”이 희망하는 무대이다 (현실과의 프로그램 접접 제시 및 주요 내용 언급)
그리고 이러한 “복면가왕”의 기본 정신은
시청자들에게도 목말라있던 진정성을 불러올 것이다. (시청자 취득 페이오프)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가 미처 인정하지 못한
보컬리스트들의 대결이 시작된다. (내용 재언급을 통한 강조)
MBC <나 혼자 산다>
대한민국 1인 가구 453만 세대! 이제는 1인 가구가 대세
연예계 역시 1/3은 1인 가구 (현실 문제 제기)
기러기 아빠, 주말부부, 상경 후 고군분투중인 청년, 독신남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싱글족이 된 스타들
당당한 1인 가구의 싱글라이프는 과연 어떤 것일까?
( 프로그램과 현실 접점 제시)
1인 가구가 트렌드가 된 현 시점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본다.
(시청자 취득 페이오프)
그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촬영.
싱글라이프에 대한 진솔한 모습, 지혜로운 살림 노하우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철학 등을 허심탄회한 스토리로 이어나간다
(프로그램 세부 내용 언급)
잘 쓰여진 기존 예능 프로그램들의 기획 의도를 보면,
첫 문단엔 대개 '현실 문제 제기'가 들어간다. ㅇㅋ? 쉽다. 어렵지 않다.
이런 패턴이 간파되면, 응당 내가 내 기획안 짤 때도 같은 방식으로 짜면 된다.
아래의 프로그램 기획 의도 분석도 보자.
JTBC <독립만세>
600만1인가구의 시대! 나만 못하고 있는 독립? 더 늦기 전에 일단 하고 보자!
“독립은 나도 처음이라... ”
성인이 되어서도 늘 누군가의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온 꽃 같은 청춘!
그토록 오래 꿈꿔왔던 독립을 실천에 옮기기로 한다. (현실 문제 제기)
온전히 나의 힘으로 ‘서울에 내방 하나’를 마련하는 것부터
‘정해진 생활비’로 무사히 ‘잘 살아내는 것’까지!
인생의 큰 전환점을 찍는 독립 선언! 호기롭게 시작한 첫 독립생활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현실문제와 프로그램 접점 마련)
한 분야에서 정상을 맛본 영앤리치? 그러나 홀로서기는 안쓰럽기 만한 무지렁이!
그림 같은 브이로그를 상상하며 시작한 독립생활이
하루하루를 버텨내기에 급급한 고난과 역경의 성장드라마로 급변한다면?
(프로그램 주된 내용 및 상세 내용 제시)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해 나와 상의하는 독립생활의 모든 것!
1인도 라이프의 시작! 나홀로족의 좌충우돌 자립일대기!
(시청자 취득 페이오프)
지금 이렇게 떠먹여주는 식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지 마라.
본인이 직접 해야 이러한 기획 의도의 구성 방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추상적 지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나의 창작 기술로 장착되어
내가 내 기획안을 짤 때 그 능력이 발휘된다.
내공이 낮은 언론고시생들은 자소서라도 쓰면 절절히 느끼고 있는 바일 텐데,
이 PD 공채 전형이 겁나게 빡센 이유는 자명하다.
여지껏 당신들이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해왔던
공부 방식이 그저 '암기'에 국한되어 있었고 자기 자신도 거기에만 익숙해져 있었는데,
PD 언론고시를 갑자기 암기보단 '창출'의 영역을 요구한다.
창출이란 걸 해볼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그런 걸 해야 한다니, 나름 엘리트로
20대 중후반까지 살아왔는데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PD 공채 준비생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걱정 마라. 박정희 같은 소리를 해서 안 됐지만,
하면 된다....
앞으로 창출의 연습을 부단히 하면 사실 그다지 어렵진 않다.
물론, 늘 그렇지만, 아예 시도는 안 하고
그저 입으로만 기획안을 짜고 작문을 쓰는 게 문제지. (하라고 좀!! 글로 쓰란 말이야!!!)
여하간, 이젠 드라마 기획 의도 분석 예시를 보자.
<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 기획의도>
* 화양연화(花樣年華)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입니까?’
이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세대가 있을까.
20대는 늘 아픈 청춘이고,
30대는 답할 시간도 없이 바쁘다.
40대는 되어야 살아온 날들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과 드라마와의 접점 제시-
‘불혹’은커녕 ‘풍전등화’가 따로 없고..
사춘기 이후로 수십 년 째 ‘질풍노도’다.
많은 것을 이루었기에, 변화와 유혹에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갈등하고
지친 몸과, 아직은 생생한 감성 사이에서 뼈아프게 갈등한다.
젊음을 소모하며 일해 온 대가로 돌아오는 건,
어딘가 아프고 고장 난 몸과 마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예고 없는 이별뿐이다.
20대와 30대라는 꽃 시절 내내, 청춘을 바치며 숨 가쁘게 달렸건만...
여전히 냉혹하고 불확실한 현실들과 마주해야 하는,
어쩌면 가장 눈물겨운 세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심장은 뜨겁게 뛰고,
수십 년을 지나왔건만 계절의 눈부신 변화는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중년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른, 청춘이라 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나이.
어쩌면 그들은 ‘나이 든 청춘’ 이다.
-드라마 훅 제시 및 현실과의 접점 세부화-
이 드라마는,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격렬하게 갈등하는 현재의 주인공들과,
그들이 지나온 빛나는 20대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날마다 흔들리는 나이 든 청춘들,
그리고 그들처럼 사랑하며 성장해갈 어린 청춘들에게,
‘지금 사랑하는 자, 모두 청춘!!’ 이라고 말하는 이야기다.
-드라마의 전체 내용 제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지금 이 순간이,
당신들의 화양연화라고...
지치고 고단한 모든 청춘들에게 건네는, 러브레터다.
-시청자 취득 페이오프-
기획 의도에도 구조 방식의 기술이란 게 있단 말이다.
그러니 철저하게 분석을 하고, 또 하고, 또 한 후에
내 기획안을 만들 때도 내가 어렵게 간파하여 내 실력으로
장착하게 된 그 구조 방식 기술력을 도입하자.
그럼 심사관이 수월하게 술술 읽어서 끝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
물씬 풍기는 나만의 고퀄리티 기획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 나만의 기획안을 최대한 문서화 해놓자.
시험장 가서 헐레벌떡 어설프게 창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준비된 자신의 실력을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텍스트로 복원하여
압도적 우위에 설 수 있다.
[PD 언론고시 기획안] 기획 의도의 중요성과 예능, 드라마 분석하는 방법 ㅣ 공채 필기 전형 준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