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이딴 게 다 뭐라고 괜히 더 서글퍼지고,
갈 곳은 없고, 그 모든 연락은 다 버겁다.
태어난 후 뼈저리게 미워하게 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싶어 안달도 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이것이 나의 기본값이지만, 이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내가 하필 태어나버린 후
가까스로 구축해낸 내 사고 방식의 함수이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10명도 안 되는 사람들 때문에
나와 한솔이와 유순이의 행복한 나날을 포기할 순 없단 뜻이다.
하루와 같은 일년이 있고 일년과 같은 하루가 있다고,
어떤 하나는 일억개의 것들을 제압하고도 남는다고, 잘들 떠들어왔는데
그 언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블로그는 내게 남은 단 하나의 토로의 장이다.
여길 자주 배회하는 자야. 너의 이름은 적지 않는다.
내가 너 때문에 내 소중한 장을 옮기는 걸 원하는가.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여길 들락날락거리지 말고,
그 시간에 너 자신에 대한 일기 한 줄을 써라.
그게 너에게도 도움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나의 함수를 작동시킨다.
누구도 추락시킬 수 없는 희극은 비극을 딛고 일어선다.
키 높은 희망은 절망을 딛고 일어선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은 인생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한솔이와 유순이가 오늘 하루 건강했다면, 그걸로 족했다.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인간이 되더라도, 나에겐 이게 다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썼던, 자기 자식 하나가 세상이 동조하고
방관한 세상의 개쓰레기좆같음 때문에
사망하자 세상을 멸망시킨 병신 인간의 이야기는 정말 내가 믿는 것이었구나.
병신스럽더라도, 그래서 절름발이처럼 뚜벅거리더라도 계속 내 길은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