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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공채/작문

PD 언론고시 공채 작문 전형 글쓰기 연습법 / KBS, MBC, SBS, JTBC 공채

by 김봉민 2018. 6. 1.







안녕, 언론고시생 여러분. 

경험해서 알다시피 작문은 무척이나 힘이 든다.

글쓰기가 PD 공채의 관건이라는 이야기는 허언이 아니다.

나는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대략 300명이 넘는 

언시생들에게 작문을 가르쳐왔다. 

그러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쌓였고,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문서를 만들었다.

아직 못 봤다면, 다운을 받자. 공짜다. 


PD 언론고시 작문 교본 다운받기 (클릭)



이하, 교본 내용 일부를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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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강. 글쓰기에 들어가서의 유념 사항 #2

.쓰다가 막혔을 때

니쥬와 오도시를 이해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쓰기’에 대한 연습이 얼추 꽤 되었어도, 

소개요는 분명히 재미를 담보함에도, 순간적으로 글쓰기가 막혀 아깝기 그지없는 시험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때의 파훼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주 간단하다. 


글쓰다 막히면, 그때가지 본인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보는 것이다. 


읽다가 눈에 띠는 특정 소재를 니쥬 삼아 막힌 부분에서부터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럼 예기치 못했던 니쥬와 오도시 관계가 형성되어 구성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내용은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게 된다. 


올해 나는 대략 364만원 어치의 금융적 손실을 겪었고, 나이는 하루에 100만원씩

꼬박꼬박 먹었다. 그 100만원이 빚인지 적금인지는 합계가 1억쯤 되었을 때나 

분별될 것 같은데, 그때까지의 기다림이 상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연전연패의 한 해였다. 하려 하는 것마다 매번 내가 나한테 졌다. 

나의 근간이 얼마나 허술한지 느끼며 사람들에 대한 마음의 부채는 쌓여만 갔다. 

적자와 리스트와 연전연패에 따른 부채의식에 얼마간은 대공항 상태에 직면했다. 


그렇지만, 그러나, 하지만, 허나, 


같은 류의 접속사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 지금은 아니다. 구태의연하게 또 저 간단한 

접속사를 배열하고, 그 뒤에다가 희망의 찬가를 붙이는 걸 관둬야 한다. 



만약, 이런 식으로 글을 쓰고 있었는데 다음에 어떤 문장을 이어붙여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때까지 쓴 글을 읽으면 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초반에 빚과 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써먹어 내용을 전개할 궁리를 해보면 되겠다. 


“적자와 리스트와 연전연패에 따른 부채의식에 얼마간은 대공항 상태에 직면했다. 


그렇지만, 그러나, 하지만, 허나, 


같은 류의 접속사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 지금은 아니다. 구태의연하게 또 저 간단한 

접속사를 배열하고, 그 뒤에다가 희망의 찬가를 붙이는 걸 관둬야 한다. 인간의 삶은 부채와 적자의 금융, 연전연패의 이야기보다 더 거대하다. 그 이상의 것이다. 




앞에 나왔던 것을 니쥬삼아 내용 연결을 시켜버렸다. 이것도 일종의 오도시.

어렵지 않다. 쉽다. 진짜다. 


.결말을 쓰기에 앞서서

아무리 본3까지 재밌게 썼어도 결국 결말에서 망해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페이오프는 결말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쉽게 얘기하는 ‘기-승-전-병’도 당연히 

무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말이 병맛이니 페이오프가 최악인 것이다. 

그러니, 결말을 쓰기에 앞서선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참사를 자행하고 싶지는 않지 않은가? 


결말은 ‘오도시 구간’이라 봐야 한다. 

결말이 오도시 구간이라는 것은 새로운 소스가 결에서 ‘갑툭튀’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갑툭튀가 결에 있으면 안 된다. 결말은 순전히 오도시 구간으로서 이미 나왔던 것을 모두 니쥬로 삼아 처리해주는 소개요다. 다음 예를 보자.


예시)

고층빌딩 1층 로비,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시간이다. 정장을 입은 노인, 장년, 청년 이 세 사람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무슨 일인가? 결말은 무엇일까?


서 - 이 세 사람은 저승사자다. 장부를 잃어버려 오늘 이 곳에서 데리고 가야 할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팀장 저승사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것이다. 장부에 적힌 인원수와 데려갈 인원수가 틀리면 절대 안 된다. 팀장은 고심 끝에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가자고 한다.


본1 - 청년이 대신 데려갈 사람을 고른다. → 명품을 좋아하는 성공한 평범한 여자.

본2 - 장년이 대신 데려갈 사람을 고른다. → 20대의 애인이 있는 40대 평범한 남자.

본3 - 노인이 대신 데려갈 사람을 고른다. → 정년이 보장된 60대 평범한 남자.


결 - 팀장이 잃어버린 장부를 찾아낸다. 그것은 애초에 저승에 있었다. 장부를 보니, 오늘 데려갈 사람은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이 빌딩을 포함해 수백억의 재산을 물려받은, 대한민국의 최고 금수저인 남자였다. 팀장은 이 금수저의 아버지에게 받아먹은 것이 있냐고 다그치고, 저승사자들은 고개를 숙인다. 


* 밑줄 친 것: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데우스 엑스 매키나’라고 부른 것이다. 

최악의 결말을 부르는 작법이라 이해하면 될 것이다. 나는 갑툭튀라 부른다. 

지금까지 해 온 이야기들이 모두 무효가 되어버린다. 구성력이 붕괴된다. 

증오의 대상이다. 이렇게 글쓰는 사람은 미움 받아야 마땅하다. 

개요만 읽어도 망조가 든 것이 분명히 보이지 않는가?


결에선 절대로 갑툭튀가 용인되지 않는다. 그 전까지 나와있던 것을 토대로 

결말을 만들어야 한다. 


장부가 저승에 있었다니? 

빌딩 소유주인 금수저 남자는 또 뭔가?

그 정보들이 서에 나왔어야 한다. 없었는데, 갑자기 그렇다고 내용을 펼치면, 

읽는 이가 개연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가? 다음 것도 보자.



예시)

미션 남자는 자신의 정확한 모습을 보려고 한다. 


서- 남자는 거울을 보다가, 이것은 왜곡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님을 깨닫는다. 남자는 진짜 정확한 자기 자신을 보기 위한 시도를 한다.


본1 - 남자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묘사해달라고 한다.→ 사람마다 말이 다르다.

본2 - 남자는 사진을 찍는다. → 사진마다 자신의 모습이 다르다.

본3 - 남자는 동영상을 찍는다. → 만족스럽지 않다.


결론 - 남자는 유체이탈을 시도한다. → 자신의 정확한 모습을 본다. (가짜결말)

그런데 남자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남자는 죽었기 때문이다. (진짜결말)


유체이탈에 대한 정보는 결론 이전에 어디에도 없을 터. 이미 망한 거다. 

이런 류로 만약 개요를 짰다면, 버리자. 누누이 말하지만 쓰면서 

개요를 고칠 수는 없다. 

안 되는 개요에 미련을 두지 말자. 


더 쉬운 예를 들자면, 마크 힐스 이야기의 주인공이 열심히 돈을 모으는데, 갑자기 엄마가 일억을 보내 준다. → 그 전까지의 모든 소개요가 무시된 거다. 생각만 해도 재미가 더럽게 없다. 


그러니, 다시 말하자면, 결말은 오도시 구간이다. 

이미 나와있는 걸 처리해주는 거다. 그러므로 고퀄 개요를 짰어도, 

응당 결말을 쓰기에 앞서선 자신이 짠 개요를 한 번 더 볼 필요가 있다. 

그 개요에 적힌 핵심 키워드는 무조건 결말에 다 적어주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 


나는 이것을 ‘기계적 모으기’라고 부른다. 


본 - ➀➁➂

결 - 본에서 다루었던 ➀➁➂를 결에서 다시 한 번 어떻게든 언급하기


기계적 모으기는 본론에 다뤘던 것들을 결말에서 모아 다시 한 번 언급하는 것으로, 그것이 결말에서의 마지막 전환에 영향을 끼치든 안 끼치든 일단 다이렉트하게 그 소스를 적어버리는 것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글쓴이가 연관성이 있는 글을 쓰고 있다고 느끼게(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 결말에서의 꺾기에 영향을 못 끼치더라도 일단 써라. 쓴다고 해서 해될 게 없다. 어렵지도 않다. 그럼 하자.


제시어 : 지킨다


 벌써 11시다. 처리 해야 할 서류들은 아직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사무실을 떠날 수 없다. 국민의 이익을 지켜내는 것이 검사로서 지녀야할 소명이기 때문이다. 현재 맡은 케이스는 한창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과잉 정당방위 문제. 자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해자의 법익을 고려하지 않는 방어는 또 다른 ‘폭력’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가해자의 편에 서서 20시간이 넘도록 서류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제 10장만 더 읽으면...

 ‘끼이이이익’

 문 여는 소리. 문 앞에는 복면을 쓴 한 괴한이 보인다. 어떻게 서울지방검찰청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들어올 수 있는 거지? 때마침 증거품으로 수거한 야구 방망이가 보인다. 이걸로 한 번에 가격을 하면 괴한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터.


 엇, 잠깐만. 일단 중요한 것은 괴한이 어떤 무기를 들고 있느냐다. 가해자보다는 더 심한 폭력이면 안 되는 것이 정당방위의 요건이다. 현재 괴한이 들고 있는 흉기는 신문지로 쌓여져 있다. 칼일까? 망치일까? 아니면 그냥 짱돌? 알 수 없다. 흉기의 정체를 알 수 없으니 함부로 방망이를 드는 것은 과잉 방어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은 사용하면 안 되니까 그냥 맨주먹으로 상대하기로 한다. 그래야 정당방위가 인정받는다. 자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들어서...


 엇, 잠깐만. 먼저 내가 폭력을 가한다면 정당방위가 아니다. 일단 괴한이 나를 찌르든 패든 해야 한다. 급습했다가는 오히려 내가 폭행으로 입건될 가능성이 높다. 최대한 방어만 하려고 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괴한이 달려들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역시나 괴한이 나에게 달려들어 칼로 다리를 12방정도 찌른다. 그래 예상대로 칼이었어. 이제 때릴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성립되었다. 하지만 다리에 칼을 맞아 기우뚱거리며 주저앉았다. 그래도 적극적인 방어 차원에서 주먹으로 


괴한의 종아리를 2대 


가격한 것으로 만족했다.엇 잠깐만. 그때 갑자기 괴한이 복면을 벗는다. 여자다. 덩치는 나보다 2배 이상 커서 남자인 줄 알았는데. 그 여자가 갑자기 나를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보더니 그 큰 몸뚱아리로 나를 덮쳤다. 그리고 내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으며 강제로 입술을 맞추려고 시도했다. 그녀의 혀가 나의 두 입술을 비집고 들어오려고 하던 찰나. 아, 그래. 아무리 그녀가 나보다 힘이 좋아도 여자는 여자다. 따라서 그녀의 혀가 나의 입안을 휘젓더라도 나는 절대로 혀를 깨물어서는 안 된다. 그녀를 밀쳐내 보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난 그녀의 혀를 깨물 수 없었다. 그래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포스트잇에 적어서 그녀에게 보여준다. 


‘하지 마세요.’

 

 허나, 그녀는 막무가내였고, 신성한 법의 집행을 위해 나는 버티는 것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1시간가량을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다른 사무실에 남아있던 누군가가 소란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그녀를 체포해갔다. 북적이는 기자들 앞에서 나는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저는 원리 원칙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절차에 따라 정당방위를 제대로 행사하였고, 저의 법익도 그녀의 법익도 지켜냈습니다. 비록 지금 많이 힘들지만 말이죠.” 범인이 무기가 무엇인지 몰라 나는 일단 맨주먹으로만 맞섰다. 나는 칼에 12방 맞았지만 종아리를 2대만 때리며 방어했다. 범인이 여자인 것을 안 후에는 키스도 내버려뒀다. 모든 것이 합법적이었다. 칼에 맞아 내 다리에서 떨어지는 핏방울은 신성한 법의 구현이 얼마나 값진지 보여주는 듯 뚝뚝뚝,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진다. 그 때 갑자기 날아들어 온 기자의 한 질문.

 “가해자를 인터뷰해보니까, 가해자의 종아리에 멍이 좀 나있어서 전치 4주가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제대로 정당방위하신 거 맞습니까?”

 아차, 넘어지면서 때린 주먹 2방. 너무 세게 때렸나보다.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다. 이것은 폭력에 불과했다.


-끝-



위의 볼드처리된 부분은 내가 추가해본 것이다. 저것이 바로 기계적 모으기다. 

아주 미세하지만 결말에 이르러 본의 요소를 그냥 일단 어떻게든 다이렉트하게 다 적어버리니 구성력이 좀 더 보강되었다. 해될 게 정말 없다. 분량 걱정은? 하지 말자. 괜찮다. 일단 하고 보자. 안 하는 것보단 늘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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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담한다. 교본을 보고 잘 연습하면, 

언론고시생인 여러분이 그토록 가고 싶어 하는  

KBS이든 SBS이든 MBC, JTBC 공채에서 

작문 때문에 떨어질 일은 없을 거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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