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사 김봉민
연극의 3요소
배우
관객
무대
사람들과의 예상과는 다르게
연극의 3요소에 대본은 없다 ㅋㅋ
대본 없이도 연극은 어쨌든 돌아간다.
즉흥극을 생각해보자. 대본 필요 없다.
그리고 이젠 네 삶을 보자.
너라는 인간은 배우이다.
너라는 배우를 봐주는 네 주변의 사람들 – 관객이다.
네가 사는 환경 – 무대이다.
인생도 연극이다.
무대는 한국. 혹은, 지구.
그래, 이 세상이다.
이 세상이 우리의 무대이다.
너라는 배우는 엄마랑 있을 때의 역할이 있고,
친구랑 있을 때 하는 역할도 있다.
네가 혐오하는 새끼랑 있을 땐 또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네가 아는 선배에게 너는 후배이지만,
네가 아는 후배에게 너는 선배이기도 하다.
뒤죽박죽인 역할들을 마구잡이로 수행하는 것이
삶이라는 이 리얼 연극의 큰 특징이다.
관객과 관련한 측면에서 살펴보자.
네 삶엔 관객이 있는가?
아무도 너를 안 봐주고 있다면,
안 그래도 고독한 이 연극은 성립되어야 할
이유조차 없는 것 아닐까.
그런데 돌이켜보면 인간은 배우이면서도
동시에 누군가의 삶을 봐줘야 하는
관객이기도 하다. 역으로 말하자면,
네 삶에 관객이 없다는 것은
네가 관객으로서 다른 이의 삶을 바라봐주는 것을
게을리 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네가 봐줘야 다른 이도 봐주는 법이다.
그리고 다시, 연극의 3요소에 대본이 없음을 상기해보자.
이 현실의 리얼 연극에도 대본이 없다.
그래서 플롯이 없다. 이 이야기는 줄창 엉망진창이 된다 ㅋㅋ
아주 제멋대로 흘러간다.
대본 없는 연극은 그래서 괴로운 것이다.
그래서 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신에게도 직업이 있다면 아마도 극작가일 텐데,
세계라는 무대에 이렇게 엉망진창의 내러티브가 득실거리는 걸 보면,
이 극작가는 죽도록 게으르거나 굉장히 실력이 딸리는 것 같다.
그러니 다시 삶이라는 리얼 연극 말고,
예술로서의 연극을 생각해본다.
극작가는 죽도록 게으르거나 굉장히 실력이 딸려선 안 된다.
아니, 부지런해야 하고, 실력이 우수해야 한다.
그러면 가상이긴 하나, 그래도 하나의 세계가 엉망이 되는
재앙이 벌어지니까.
극작가는 부지런해야 하고, 우수한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끝으로, 신이 있다면, 그래도 그가 어느 화장실 벽에라도
내 인생의 대본을 써놨기를 소망해본다.
근데 안 써놓은 것 같아. 얼어죽을.
정 안 되면 내가 내 대본 써야지, 뭐. 그래, 이것이 나 김봉민의 작가는 연극론이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