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라고 할 만한 것들에 있어서,
나 아닌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니,
편해진다. 일은 말이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므로
융통성 같은 게 필요하단다, 라는
말을 어디서 주워듣고 그걸 곧이 곧대로 따라버린 내 잘못이다.
근데 이제 나는 안단다. 나는,
나 혼자 할 수 있다.
누군가를 만나 기회를 엿보고
돈이 될 만한 이야기를 만들고,
우리쪽에 연락을 취해 작전 같은 걸 짜고,
계산기를 두들기고, 뭐가 잘 안 돌아가면, 왜 안 돌아가는지 보살피고.
그리고 또 연락하고. 협업의 환상에 놀아났다.
나의 오판이고, 실수이다.
지금 여기 최고 수준의 기술이 있는데,
이걸 썩히고 있다니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그러나 이마저도 니쥬로 삼아야 함을 안다.
나 혼자 잘할 수 있다.
설령, 이번에 잘 못하더라도, 혼자서 하기 때문에
출혈이랄 것도 없다. 이번에 잘 못하더라도,
그 역시 니쥬로 삼아야 함을 안다.
글쓰기는 참으로 경제적이고 실속이 있다.
나는 이것을 해야 사람들과 잘 지낸다.
물론 일의 영역과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과만.
일로 만난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처음에 일로 만나지 않았어도 친구로 남긴 힘들다.
조잡한 희망은 버릴 때
비로소 거대한 희망이 버린다.
강박을 버려야 새로운 문법이 보이듯이.
그러니까, 이건 나 혼자 잘할 수 있는 비즈니스인 것.
이건 바로 이거. 글쓰기다.